1975년(75학번이므로) 이후 처음으로, 딴에는 열심히 산에 다녀본
한 해였습니다.
옛날 그 때에는 그냥 떠나고 싶어서 열심히 따라 다녔지요.
산에 오를 때면 오르막길이 너무 힘들어 다시는 안와야지 하며
뒤쳐질세라 앞 사람의 발 뒤꿈치를 보면서 다녔고,
하산 길에는 힘들지않은 내리막 길이 너무 신이 나
다시 또 와야지 하며 다녔지요.
그 때에는 산을 보나 산이 눈에 들어 오지 않았고
들을 보나 들이 눈에 들어 오지 않는 그런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한번도 산이 좋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으니까요.

그러나 2000년인 지금,
인생의 고비인 중년의 문턱에서 찾는 산은 확연히 다릅니다.
이제는 정말 산이 좋아,
'자연'이라 불리우는 모든 게 좋아 산을 찾습니다.
물론 함께 하는 사람들,
(선후배 동기간 그 모두를 칭하여 형제 자매같은 그런 사이)
와의 좋은 분위기가 중요한 몫을 차지하지만요.
매 산행 산행이 무척 행복했었는데
그 감정을 고백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군요.
이제야 용기를 냈으니,
처음이 힘들지 두 번 세 번은 쉬울테죠?

제가 1년간 다녔던 산행을 자랑스레(?) 열거해 봅니다.
보현산(첫 산행이라 잘 걸을 수 있을까 좀 긴장했었죠.)
쌍두봉(순전히 종철씨 덕분에 학심이 계곡을 따라 내려 왔을 때의
산행 후의 그 절정감! 그 다음 날까지 심신이 개운했었죠.)
민주지산, 연대봉, 토곡산, 기백산, 팔영산, 비계산,
승학산, 신불산, (역시 저는 4계절 중 가을 산이 제일 좋더군요)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주된 이유는 어쩌면
이런 행복한 산행을 가능하게 해 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과
격려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먼저 산악부를 의욕적으로 이끌어 주시는 회장님이하 여러 선배님들께
감사함을 전하고,
매 산행의 든든한 버팀목 역활을 하는,
우리의 신실한 총무님 김치근씨와 재무님 신종철씨.
홈페이지를 관리해 주시고,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다니시며
우리들에게 사진 찍히는 즐거움을 맛보게 해 주시는 하정호씨에게도,
그리고 사랑스런 우리 여성 4인방( 양경희, 윤정미, 이윤희씨)에게도.
특히 신양수 외 가족 1인이 아니라 당당히 제 이름
"이 정희'를 찾아 적어 보내 주시는 동기 김치근씨에게,
그리고 그외 모든 산악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사랑을 보냅니다.

이제 개인적으로 무척 다사다난했던 2000년을 보내면서
내년 2001년에는 보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산에서 만나 뵐 것을 기대해 봅니다.
인생이 지겨우신 분,
몸과 마음이 함께 행복하고 싶으신 분,
건강을 누리시고 싶으신 분은 모두 산으로 오시죠.

새 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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