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ㅡ 하양리의 하루 ㅡㅡㅡ


새벽이슬 촉촉한 푸른 고원 위
'꼬끼이오' 장닭의 나팔소리에
깜짝놀란 아침이 해를 깨운다.

연못속 붕어들의 동그란 인사
하이얀 물안개가 몸을 숨긴다.

부지런한 산새들 노래소리로
농부의 괭이질에 흥이 섞인다.

달아나는 산노루 뛰는 누렁이
집나간 토끼장엔 암탉이 졸고

복숭아 분홍꽃잎 유혹하는데
노랑나비 뒤쫓는 무심한 꿀벌

감자싹 호박속잎 수줍은 곁에
고구마 줄기들이 열맞춰 섯다.

아궁이 장작불에 풋풋한 연기
저녁짓는 아낙네 손이 바쁘고
까투리 날개위에 별이 내린다.

--- 5월 초 경산 김흥국 회원의 농장에서

- 세상엔 주옥같은 분신들을 곁에 두고도 겸손해 감추는 이가 있는 반면
시 같지 않은 졸작으로도 떠들고 싶어하는 만용을 부리는 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