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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OB 산악회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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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이런 여행은 (36/38)


글쓴이 : 김광섭 조 회 : 22 글쓴때 : 1999/11/1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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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날 8월1일 일요일 한때 비
울산-부산-부곡 하와이-창원
1년을 기다린 하계 휴가 첫날, 경기 지역이 물난리가 나 부담은되나 계획한 일정이기에 출발하기로 하였다. 첫날은 처가와 하루를 보내기로 되어 울산에서 부산으로 가 장인을 모시고, 처형이 있는 창원에서 처형과 합류하였다. 창원에서 국도를 따라 부곡 하와이로 갔다. 부곡에 도착하니 9시밖에 되지 않았지만 주차를 할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왔다. 부곡 하와이에는 실외 수영장, 실내 수영장, 유수 수영장, 온천탕, 공영장, 오락 시설이 집합된 종합 유원지였다. 젊은 사람은 실내 수영장을 이용을 많이 하지만 물에 썬탠OIL이 많아 지저분하였고, 실내에 배 모양의 시설물이 있는데 그곳에는 썬탠장, 사우나, 온천이 있어 수영으로 추워진 몸을 수영 중에 녹일 수가 있었다. 오후, 수영으로 피곤한 몸을 정글 탕이라는 온천 탕에서 풀 수가 있는데 하와이 입장만으로 온천은 몇 번이고 무료로 이용할 수가 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한번만 온천을 한 것이 못 내 아쉬웠다. 온천 욕을 하고 난 후 저녁에는 저녁 노을 아래 LIVE CONCERT를 즐길 수 있었다. 저녁 식사 후 창원으로 가 처형 집에 1박을 하면서 TV를 보니 경기도 지역의 홍수 피해 소식과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 중이라는 소식에 가족 모두가 휴가를 가지 말라고 권유가 심하였다.

둘째 날 8월2일 월요일 오전 한때 비, 저녁 폭우
창원-월송정-울진-불영 계곡-통고산 자연휴양림
창원에서 출발하여 부산에 도착하여 장인을 집에 모셔 드리고, 우리 가족은 경주-포항을 거쳐 보경사를 지나갔다. 보경사가 있는 내연 계곡은 작년에 부서 사무실 팀이 등산을 한 내연산 12폭이 있는 절경이다. 보경사를 지나 평해에 가면 백암온천과 월송정이 았다. 월송정은 광동8경중의 하나로 소나무 너머 바다가 펼쳐저 있고 일월과 일출을 볼 수 있는 망루로 선조의 풍류를 알 수가 있다. 우리는 소나무 넘어 바다에 가족의 사진을 남기고 울진으로 출발하였다. 가는 길에는 성류굴과 왕피천이 있다. 왕피천은 12년 전 태백종주를 하다 길을 잃어 들어가 본 계곡인데, 현재도 찻길이 없어 사람의 손길과 여행지에 기록이 안된 비경이다. 울진 불영 계곡에 도착하니 오후4시라 1박을 하기 위해 불영 계곡 상단 통고산 자연 휴양림으로 갔다. 통고산 자연휴양림은 산의 최상단에 위치하였고, 입구에 텐트 막영지와 중앙부에 통나무집과 텐트 막영지가 있었다. 중앙부 텐트 막영지에 텐트를 치고 나니 드디어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저녁 비는 하늘에서 물을 퍼붓듯이 내리니 아내가 불안해하지만, 나는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이유는 이번에 구입한 코오롱 가옥형 텐트의 진수를 볼 수도 있고, 텐트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아름다운 음악과도 같았기 때문이였다. 저녁 취침을 하기 위해 짐을 정리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산 상부에다가 비가 내리니 기온이 가을 같은데 준비해 온 옷 중에 긴소매 파카와 바지를 가져오지 않았고, 더욱이 이불을 가장 앓고 작은 담요2장만 가져온 것이다. 아이는 반소매 옷을 3겹으로 입히고 담요로 보온을 하였고, 아내는 남은 옷가지와 아이 구명조끼를 입고 참을 청하였다. 나는 배낭을 바지 삼고 아내를 BODY HEATER삼아 빗소리 오케스트라를 들으면서 선잠을 청하였다. 한여름 밤을 추위에 떨면서 잠을 깨고 하니 피서는 피서였다.

셋째 날 8월3일 화요일 오전 폭우 오후 비 저녁 태풍
통고산 자연휴양림
추위 와 빗소리에 잠을 깨니 아침이 되었다. 버너를 켜 몸을 녹이면서 커피를 한 잔을 하고 라디오를 켜니 태풍이 오늘 오후 서해안을 통과한다고 한다. 일정대로 출발하자니 태풍 때문에 이동하기가 번거러워 오늘은 여기에 있기로 하였다. 비가 적게 오는 때를 기다려 불영계곡으로 내려가 보니 비가 심하게 온지라 피서객이 아무도 없었다. 다시 통고산 휴양림으로와 산책을 하였다. 민속 공예품 판매소가 있어 구경을 하니 도인 같은 주인이 차를 권하기에 음미해 보니 신비로운 향기가 있었다. 차의 이름은 통고산 차라고 하는데 팔지는 않고 여기에 오는 사람만이 맛 볼 수가 있다 한다. 오후가 되니 텐트를 치고 있는 사람들이 태풍이 온다고 철거하고 가고 있었다. 아내도 불안하여 내려가자고 한다. 그래도 나는 여기가 안전하다고 고집하면서 전나무 아래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감상하고 있었다. 이유는 있다. 태풍이 서해안을 통과하면, 바람은 서에서 동으로 불고 이곳이 태백산맥 동쪽이기때문에 태풍의 바람은 우리가 있는 곳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넷째 날 8월4일 수요일 맑음
통고산 자연휴양림-정동진역-양양-미천골-삼봉 자연휴양림
일어나자 말자 버너 불에 몸을 녹이면서 따뜻한 커피 한잔, 전나무에 맺혀 있는 빗방울, 시원한 바람, 통고산 차 맛을 음미하면서 턴트를 철거하여 삼척-동해로 출발하였다. 동해에서 양양까지는 고속도로와 7번 국도가 있는데 국도로 가면 정동진 역으로 갈 수 있다. 정동진을 가기 전에 조각공원을 갔다. 조각 공원에 도착하니 사공이 많아 산으로 간 배를 볼 수 있다. 산 위에 철재로 된 배 모양의 레스토랑과 기차 모양의 레스토랑이 있는데 아내와 아이가 너무 재미있어 하여 그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였다. 배를 타고 동해 바다를 멀리 보면서 식사를 하는 기분은 무엇이라 말 할 수 없다. 정동진 역에서 조금만 올라가니 전에 북한 잠수함 침투 장소가 나오고 여기서 잠수함을 전시해 놓았다. 초등학교2학년인 쌍둥이 딸에게 안보 교육을 시키고 양양으로 출발하였다. 양양에서 저녁 식사용 돼지 목살과 소주를 준비하여 미천골로 출발하였다. 미천골은 양양에서 오색 약수터 가기전에 56번 국도로 가면 나타나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계곡이다. 아이와 함께 초망을 즐기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곳이다. 미천골을 지나 태백산맥 준령을 넘어가니 삼봉 자연휴양림에 도착하였다. 휴양림 입구에서 들어가기 전 관리인에게 먼저 이불을 빌려줄 수 있는지 물어 보니 젊은 관리인이 승낙을 하여 오늘은 살았구나 하면서 텐트를 치기 시작하였다. 삼봉 휴양림의 텐트장은 나무 사이 그늘에 있어 여름에는 너무 좋은 곳이였다. 막영 준비를 끝내고 삼봉 약수터까지 산책을 하는데 곳곳에서 다람쥐가 놀고 있었고 특히 이곳 다람쥐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 특이하였다. 삼봉 약수터에 가니 약수 구멍이 3개가 있었는데 그 중 한 곳에서 약수 물을 떠 마시고자 하니 옆에 있는 아저씨가 왼쪽 약수를 먹으라고 권하였다. 약효가 다 다르다고 하여 먹어 보니 맛이 조금씩 달랐다. 한 아저씨가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그 다음날 약수 물만 마시면 술이 깬다고 하니, 옆에 있는 아주머니가 그러면 술을 왜 마시느냐고 하여 나는 웃음이 나왔다. 그날 저녁 술이 잘 깨는 약수 물에 밥을 하여 돼지 목살 구이에 소주를 반주 삼아 먹었다. 저녁 응봉산에서는 원시림의 바람이 불어오고 막영지 옆에서는 계곡 물소리가 흐르는데 소주를 한 잔하니 노래 한 곡이 절로 나온다
. --- 청산에 살으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으리랏다.---

다섯째 날 8월5일 목요일 맑음
삼봉-이승복 반공기년관-대관령-진부-오대천-가리왕산 휴영림
오늘은 계곡 물소리에 잠을 깨었다. 아내와 아이와 함께 삼봉 약수터까지 산책을 하였다. 계곡 따라 길이 나와 있는데, 계곡 뭉이 너무 차가와 계곡 주위에 안개가 피었다. 멍청한 다람쥐, 원시림의 차가운 공기, 안개가 피어나는 계곡, 사이다 맛의 약수가 있는 곳이 이 삼봉 휴양림이였다. 계곡에서 아이와 올챙이, 피라미를 잡다가 다음 목적지를 위하여 창촌-속사로 출발하였다. 속사에는 이승복 반공 기념관이 있어, 여기에서 아이에게 잊혀져 가는 민족 비극의 역사 단면을 보여 주고 나서 대관령으로 향하였다. 가는 길에 이국적인 고냉지 채소 단지를 구경하면서 가는데 서울 사람들의 피서 행렬이 대관령 휴게소를 주차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과감하게 일정을 바꾸어 다시 진부로 되돌아갔다. 내려가는 길에 잠시 대관령 농장을 지나가면 넓은 초원 위에 적은 통나무집이 하늘 아래 몽실 구름에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영화의 한 장면이였다. 진부에서 정선으로 가는 길은 오대천을 따라 내려가는데 이 길이 비경 중의 비경이였다. 급경사의 산허리를 돌아가는 오대천은 뱀의 모양새이고, 곳곳에 래프팅 장소와 계곡 줄타기가 있어 다음에는 이곳에 래프팅을 하러 별도로 와야지 하고 아쉬운 관광만을 하였다. 정선을 지나 막영을 하기 위해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하였다. 휴양림 입구에서 이불을 빌 수 있는가 하고 물어 보니 이불은 빌려줄수 없고 예약이 취소된 통나무집이 있다 하여 통나무집에 숙박을 하게 되었다. 통나무집에 들어가 보니 시설은 완전히 호텔 수준 급이었다. 가리왕산 휴양림은 과거 탄광 시설물로 장식되어져 있었고, 이때까지 휴양림에 비해 도시적이고 화려한 느낌을 주면서 경관이 아름다운 곳인데 아이들이 물놀이 등을 하기에는 계곡이 너무 깊어 그게 단점이였다. 통나무집 내에는 냉장고, 가스 렌지, 따뜻한 온수 등이 있어
편리하지만 텐트와 같이 계곡 물소리, 빗소리를 들을 수 없어 안타까웠다.

여섯째 날 8월6일 금요일 맑음
가리왕산 휴양림-아우라지-태백 탄광 박물관-백암온천-울산
아침에 일어나 과거의 가리왕산 산장까지 산책을 하였다. 깊은 계곡에 웅장하게 가로막고 있어 물이 휘몰아치고, 그 옆에 단풍나무가 가을을 기다린고 있었다. 길가에 있는 돌 색깔이 희고 고우니 아이들은 친구에게 선물을 준다고 줍기 시작한다. 오늘은 휴가 마지막날이 되어 일찍 가리왕산에서 태백으로 출발하였다. 가는 길에 오대산 줄기인 발왕산에서 발원한 송천과 태백산 줄기인 둥근 산에서 발원한 골지천이 합수된 강이라 하여 얻은 예쁜 우리 이름인 아우라지를 거쳐 태백시에 도착하였다. 태백시에서 조금만 가면 태백산에 도착하는데 여기에 탄광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내는 광석의 종류, 채광의 변천사, 채광의 생활상 등이 전시되어 있고, 탄광 체험실 등이 있어 아이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과거 어려운 시절 광부의 노고에 감사를 하고 영양으로 출발하였다. 그런데 이 길이 가도 가도 산이고 산너머 산이고 앞으로 가는차도 없고 뒤따라오는 차도 없는 그런 도로가 되어 중간 지점에서 평해로 방향을 바꾸어 백암온천을 거쳐 바닷가 길인 7번 국도를 타고 울산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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