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을 지키나, 나라를 지키나?

서울에는 제아무리 잘난 사람도 골프장을 지을 수 없다.
그런데 사실은 서울에 골프장이 2개나 있다.
남성대CC와 육사CC. 공교롭게도 둘 다 국방부 소유다.
국방부는 그러면서, 서울에 있는 군부대는 서울 밖으로 이전하려고 한다.

남성대는 한강에서 5km 떨어져 있는 송파구 남한산성 입구에 위치한다.
국방부는 이곳에 있는 18홀 정식골프장도 모자랐는지,
작년 9월에는 6홀의 퍼블릭 골프장을 9홀로 증설하더니,
12월에는 330야드(국내 최대규모)나 나가는 골프연습장을 신축했다.
기존의 큰 골프연습장이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렇게 해서, 남성대 지역에는 골프시설만 30만평 이상을 갖추고 있다.
국방부는 이곳에서 군인들의 위락뿐 아니라 민간인 대상으로 큰 돈벌이를 하고 있다.
북한의 NLL 침범 때, 김동신 국방장관, 조영길 합참의장께서 골프를 즐겼던 곳이 바로 여기다.

국방부는 현재 서울시내에 있는 도하단을 청계산 판교 쪽(20만평)으로 내몰 계획이다.
육군 도하단은 유사시에 의정부, 춘천가는 다리를 보수 또는 폭파하는 임무를 맡은 부대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서울의 도시화로 인하여 작전 수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이전의 명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청계산의 예정지가 도하부대가 이전하기에 딱 맞는 그런 곳이 아니란점이 문제이다.청계산 예정지는 작전지역인 한강 교량과 15km 이상 떨어진 데다, 분당, 판교신도시에 바로 붙어 있다.
도시화로 치면 이쪽도 만만치 않은 곳이다.
벌써부터 수년 후의 교통난을 우려하는 바로 그곳에, 도하단은 도대체 왜 오려 하는가?
또한 청계산의 예정지는 그린벨트로 천혜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수도권의 다시없는 곳이다.
600년 역사를 지닌, 수도권 양반 문화의 마지막 보고이기도 하다.

한강과 가까운것으로 치면 남성대는 도하단의 작전지역인 성수대교, 영동대교, 강동대교 등과 5km 안팎으로,
인접한 순환고속도로나 송파대로를 타면 수분이면 한강에 닿는 거리에 있다.

도하단의 임무 특성상 교각 건설, 보수, 폭파 등을 훈련 할 인공댐과
이에 필요한 어마어마한 규모의 중장비와 폭약 등을 갖춰야 하므로
청계산의 제2봉인 국사봉 아래는 지상에서 3분의 2지점까지 골짜기는 메우고 산은 깍아서,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17개 크기의 평지로 개발되어야 할 형편에 처해 있다.
분당과 잠실의 젖줄인 탄천으로 흘러가는 시냇물은 토사와 함께
중장비에서 유출된 폐유로 뒤덮일 것이다.

국방부는 서울시내에 있는 골프장은 대폭 확대하면서,
한강과 가까워야 할 특성이 있는 군부대까지 외곽으로 이전하려 한다.
그것도 천혜의 환경을 파괴하면서, 작전지역과 거리도 멀고 길도 막히는 곳으로 구태여 옮기려 한다.

만약 도하단을 남성대 골프장으로 이전한다면 청계산 예정지에 비해 작전 지역과도 가깝고, 이미 골프장으로 개발되어 있으므로 환경을 훼손한다는 비난도 비교적 덜 받고,
군 위락 시설을 축소하는 모범으로까지 평가받게 될 것이다.

선택해야할 지향점이 똑바로 보이는데도 근시안적인 정책을 펴는 국방부에게 말하고 싶다.
이제는 골프장이 아닌, 나라와 환경을 지키는 국방부가 되자.

홈페이지; www.cheonggye.or.kr
서명하기; www.zooin.net/cheongg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