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2009년 10월 24~ 25
* 대상산: 가조 의상봉 실크로드 - 발토르길
* 참가자: 유완식, 강양훈, 김흥국(대장), 재학생- 장병길, 김민성, 정진희

두대의 차에 6명이 반씩 나눠 타고 가조로 향했다.
작년에도 갔는데 가는 길이 헷갈려 양훈형 보고 대진고속 타고가다 함양에서 가조로
가라고 했다. 구마를 타고 가다 팔팔로 붙어야 빠른 길이다. 나는 네비게이션은
보지도 않고 가다 의령에서 빠져 국도를 타고 갔다. 고령까지 가서 고속도로로
들어간다는 것이 다시 대구 방면으로 빠지는 바람에 대구 톨게이트까지 가서 차를
돌려 왔다. 3시간 반이 넘게 걸렸나...

양훈형 조는 전화로 알려준대로 잘 찾아가 텐트를 쳐놓고 밥할 물을 떠러 내려왔다.
그렇게 찾아간 의상봉 캠프 사이트는 아늑하였고 작게 피워 놓은 모닥불은 운치가
있었다. 재학생 진희가 주방장이 되어 마련한 부대찌게는 최고였다. 10명 먹을
분량인데 여섯이서 후딱 해치운다. 뭘 한게 있다고 이렇게 밥맛이 좋나...
영도형은 중국에서 의상봉의 운치를 맡는지 소주 냄새를 맡았는지 문자를 연신 보낸다.
작년에 형이 피운 모닥불보다 더 좋았소이다...

모닥불이 아깝지만 덮어서 잘 끄고 포근한 잠을 청한다.
아침공기는 꽤 쌀쌀한 것이 우모복을 잘 챙겨간 것 같다.
재학생 병길이가 끼고 앉아 이것 저것 넣어 만든 카레는 정말 맛있었다.
나는 카레를 안좋아하는데, 1학년 때 맛없는 카레에 질린데다 설거지 하기까지
힘든 카레가 너무 싫어 수십년간 카레는 돈주고 안사먹는다.
그런데 이번 병길이가 끓인 것은 정말 맛있었다.
그 비결이라는 것이 포장지의 조리법을 잘 따랐다는 것인데 감자를 적당한 크기로 썰고
당근을 넣고 양파까지 듬뿍 넣었다. 내가 냉동실에서 묵혀둔 쇠고기를 혹시나 먹을까
하고 가져갔는데 이걸 엣지있게 뽁아 넣어 더욱 맛있는 카레가 되었다.

고견사까지 2km정도 인데 가뿐히 올라가서 1000년 은행나무 앞에서 기념 촬영.
10분 쯤 더 올라가서 '실크로드' 라고 쓰인 스테인레스 표지판을 보고 오른쪽 샛길로
들어가 바위에 붙었다.

전전날 마신 술이 아직 덜 씻겨 나갔다는 양훈형은 오랜만에 릿지를 한다면서 이 시골에
대단한 릿지라며 천화대에 비교를 한다.
두조로 나누어 등반을 했는데 OB조, 재학생조 이렇게 멋없이 나누게 되었다.
병길이가 재학생 조 리딩을 했는데 첫 등반인데도 잘 오른다.
어려운 두 피치 정도는 줄을 내려서 안전하게 올라 오도록 배려도 해주고
두 조가 사이 좋게 오른다.

마지막 피치를 앞에 두고 점심을 꺼냈다. 어제 저녁에 먹다 남은 밥을 코펠에 담아
와서 김치랑 같이 먹었는데 이 또한 꿀맛이라.
발토르 마지막 봉우리는 세 피치로 되어있는데 고도감 나는 트레버스길도 있고
삐딱한 크랙길도 있어 재미있다.
재학생 조는 카라코람길로 올라가서 의상봉 바로 아래 마지막 지점에서 만난다.
기념 촬영이 빠질소냐. 산이름 글자가 크게 나오게 사진을 찍는다.
하산길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다.

주차장에 전을 펼치고 받아온 막걸리에 어제 먹다 남은 가조 현지 삼겹살을
구워 뒷풀이를 한다. 가조가 어떤 곳이냐.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목욕까지 시원하게 하고 제법 먼 거리를 다시 운전해서 살고 있는 곳으로 왔다.

삼겹살에 목욕비까지 출연하신 완식형님 고맙고요
산에 대한 열정이 여전한 양훈형, 오랜만에 야영 산행 함께 해서 좋았습니다.
재학생들 알뜰하게 8천원씩 회비 내어서 푸짐하게 상 차려 준 거 고마웠습니다.
다음에 또 즐거운 산행 함께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