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16 토요일 오후 3시 강양훈 차와 내차로 만교와 재학생 재민, 경직 그리고 2명 이렇게 7명이 경북 하양으로 출발했다.

오래전 지도 보며 어렵게 찾아간 산골짝 흥국이네 집, 네비 덕에 너무 쉽게 찾았다. 편리한 것은 좋으나 여행기분은 영 아니다.

해발 300m, 요새 같은 산 속의 평지, 전에 살던 수도원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새로 터를 잡았다.

500평 대지에 건평은 20정도 혼자서 지은 집치고는 그럴싸하다.

산이 그리워 산속에 터를 잡고 살지만 농사꾼은 아닌지 잡초가 텃밭을 넘보기 직전이다.

농부의 아들 만교와 어께너머로만 배운 나, 뭔가 해야겠기에 낫을 들었다. 역시 만교가 지나간 자리는 도로처럼 반듯하다.

둘이서 한참 땀을 흘리고 있는데, 규태와 교대 85전상은 생수를 한차 가득 실고 도착한다.

마실 물 조금 사오라는 말을 잘못 들었는지 목욕해도 될 양이다. 통 큰 것은 세월 지나도 안변하나보다.

흥국이가 옆집에서 잡아온 닭 삶는 동안 주거니 받거니, 산속에서 돗자리 깔고 마시는 술맛이란... 신선이 따로 없다.

즐겼으면 고통이 따르는 법, 아침 닭죽으로 겨우 술 깨고 내비 따라 팔공산 릿지로...

동화사 입구에서 기차 타고 온 김완식, 이기석, 김강태 선배님들 8시경에 만나 200리길

코스를 찾아 산행시작. (강양훈 김규태 전상은 아침에 하산)

1시간 이상 걸어 릿지 초입에 도착하니 40m 거대한 벽이 가로 막고 있다. 헐~ 이건 90도 벽 등반이다.

등반을 준비하는 동안, 먼저 온 앞 팀 2명이 계속 추락을 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전날 마신 술기운에 속이 울렁거린다.

계속된 장마에 바위가 젖어있어 미끄럽고 심리적으로 쪼린 상태라 우리에게 선두를 양보한다.

흥국이가 선등, 나보고 확보 보란다. 같은 조 아닌데... 그래도 옛날 호흡 맞춘 적이 많은 내가 편한가 보다.

 1피치를 단숨에 오른다. 나도 쉽게 가 질려나? 했지만 만만하지 않다.

후등이지만 바위에 손 놓은 지 한참이라 공포감에 온 몸이 오그라든다.

2피치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고도감이 장난이 아니다. 오래된 안전벨트가 자꾸 불안하다.

떨어지질 않을려고 바위 가까이 붙을수록 밸런스가 깨진다.

목도 마르고 신발은 릿지용이 아니라 발가락이 조여 아파 죽을 지경이다.

피치마다 갈아 신을 운동화를 가져갔지만 직벽이라 무용지물.

겨우 그늘 있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흥국이와 한 모금씩 물을 마시니 금방 동이 난다.

 술이 깨는지 갈증이 더해지고, 뒤 따라온 재학생도 물 없다고 한다.

 갈증이 나고 허기도 지고 앞으로 남은 피치가 지금보다 2배나 길다고 하니 하늘이 노랗다.

라스트 만교를 기대하며  한참을 기다렸지만 도무지 머리가 안 나타난다.

조는 나눴지만 초행이고 속도를 감안해 자일을 이어서 등반하다보니 뒷 조가 많이 밀리는 모양이다.

일학년이 하기에 난이도가 높아 하산 시킨다고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한참을 기다리다 만교 도착, 기대한 만교 역시 자기 묵을 만큼만 물이 있다. 니 물 안가져왔나? 약간

신경질적인 반응, 그래도 두 눈 감고 마셨다.

지금부터 2조로 나누어 조별로 등반, 드디어 속도가 붙는다.

 5피치 6피치 7피치 점점 정상이 다가온다. 하지만 경사는 그대로다.

흥국이가 지칠 때가 된 것 같은데 이럴 때 “흥국아! 내가 리딩 함하까?” 이 말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밖으로 나오질 않는다.

8피치 15m 직벽에 확보물이 하나, 마지막 지점에 물에 젖은 슬랩, 발이 안 떨어진다.

만일 내가 선등이였다면, 휴~. 흥국아! 고맙데이~.

예상 시간 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보내고 오후 4시 정상도착

평평한 길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2조 1시간 뒤 오후 5시 정상도착

아침 죽으로, 점심은 굶고, 물은 모자라고 날씨는 35도. 준비 안 된 고수 아닌 초짜, 간만에 훈련 잘 했습니다.

참가대원: 대장/김흥국, 대원/유완식 이기석 김강태 박만교 신종철 강양훈 김규태 전상은

재학생 4명 총 14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