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무색할 정도의 체력을 뽐내는 창규선배님 덕에 능선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호사를 누리며 각자 싸온 점심으로 체력도 보강하고 지친 심신을 말끔히 치료한 소중한 시간이였다.
가지산 정상(1241m)을 지척에 두고 200m 내려갔다 올랐을 때는 2시를 조금 지나고 있다.
가지북릉이 힘들다는 이유가 하나 추가되었다.
쌀바위를 지나 상운산을 거쳐 이름도 생소한 천문산을 지나니 1000m 넘는 봉오리를 벌써 세번째 넘고있다.
최근 손주본다고 힘들었는지 예전 같지 않게 지친 영석선배가 은근히 옆길로 빠지기를 바라며, 나도 핑게 삼아
회수차에 동승할 생각이였지만 이미 쌍두봉 첫봉을 돌아 둘째 봉을 향하고 있다.
세월은 흐르고 체력은 떨어지지만 가지 북릉이 막을순 없다. 긴긴 9시간 이상의 산행을 하면서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하나로 단결해서 오르고, 지친 다리로 긴 하산길을 아무 불평없이 마무리한 선후배님이면 이보다 더 험한 산도
거뜬히 갈수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산행이였다, 모두 고생많았습니다.
아침 8:40 산행 시작하여 천문사로 다시 돌아 왔을때는 오후 6시가 좀 넘어 있었습니다.
총 9시간 30분 정도 걸었습니다. 초 여름의 날씨와 가지북릉의 가파른 경사는 상당한 체력과 지구력, 땀을 요구했습니다. 가지북릉 초입에서 되돌아 간 지성이가 부러울 정도였습니다. 꾸역 꾸역 한발 한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느새 가지산,쌍두봉에 도달해 있었습니다. 혼자였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정이었고 함께여서 가능했던 산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체력을 단련하지 못한 댓가를 톡톡히 치루었습니다. 무거운 맥주를 (그것도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더 무거워진) 지고 올라 대원들의 피로를 풀어주신 창규 형님과 필요할 때마다 준비해온 간식을 꺼내어 대원들의 기력을 끌어 올린 선배님들, 모두 고생하셨고 고맙습니다. 오랜만에 같이 산행한 만교 형, 반가웠고 항상 푸근한 만구도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