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끝 영암의 소금강 월출산에서 달을 잡다!

남도 끝 영암의 소금강 월출산에서 달을 잡다!

     

     

    대상산 : 전남 영암 월출산(812.7m)

    산행일 : 7월 3일(토) ~ 4일(일)

    참가자 : 김정실, 차동주, 이충한 외 3명, 김치근, 신양수, 박성배 외 1명

             신종철, 강양훈, 서정동 외 1명, 박상현, 박태원 (총 16명)

     

      7월 3일(토) 오랫만에 하늘이 방긋(?)거리며 하얗게 열리다.

       

      부산 하단 출발(17:30)

      낙동강 강바람에 울렁이는 가슴안고 신나게 달린다.

       

      자주 만나면 그런데로 좋고 오랫만에 만나면 반가워 더욱 좋고.

      자가용 버스, 우리차가 출발하자마자 시원한 맥주와 함께 이야기꽃은

      벌써 만리장성을 넘는다.

       

      오늘은 일정에 Walking이 없어 안심하셔서 그런지 몇분 선배님들 술을

      물삼아(!) 부어라, 마셔라. 기분 조 ~ 오 ~ 타.

      남해고속도로 휴게소마다 들른다. (화장실이 그리워)

       

      순천, 벌교를 지나 사위는 어둠에 쌓이고.

      풀벌레 노랫소리, 개구리 울음소리 높고. 맑은 공기 쉼호흡 한번 하고나니

      그대로 내 고향에 온듯 포근하다.

       

      인가는 더문데 나 몰랐던 고속도로인지 빵빵하게 잘 나가는 4차선도로가

      한결 기운을 돋운다.

       

      공원관리소 밑 민박촌 도착(22:00)

      자는 식당 아지매 깨워 식사 주문하고 민박집 잡아 배낭을 푼다.

       

      해물된장국, 묵은 김치찌게!!!

      너무 맛있다. 둘이 먹다 셋이 죽어도 모르겠다.

      역시 음식맛은 전라도랑께.

       

      기력 쳐지는 몇분은 잠을 청하고, 원로 선배님들은 막간을 이용해 동양화를

      펼치고, 소장파는 이밤이 아쉬운듯 맥주 한잔에 웃음꽃을 피운다.

       

      워메 징허요, 징혀.

      영암 모기들 대목 만났나. 공기반 모기반이다.

      모기향을 발디딜 틈없이 피웠는데도 택도 없다.

       

      으르렁 콰아앙, 끄러렁 푸.

      에구에구, 서라운드 입체음향에 짧은 여름밤이 너무 길다.

       

      7월 4일(일) 안개 자욱하고 바람도 없어 습도 최고

       

      기상(05:30)

      양훈형의 기상나팔소리에 살펴보니 모두 무사하다.

      아직도 타는 모기향은 많은데...

       

      형수님(병림이 병수 엄마, 둘은 6분차로 서열이 결정되었다나.

      이충한 선배님은 1년 6분이라고 부덕 부덕 우기신다)이 손수 마련해오신

      콩나물 해물탕찌게. 게, 소라, 홍합, 무슨무슨조개, 기타등등 없는게 없다.

       

      산행출발(07:30)

      해안성 기후와 대륙성 기후의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아 안개가 끼는 날이

      많다더니 정말 꽉 끼었다. 쉽게 보여주지 않을 모양이다.

       

      바람골을 따라 촉촉한 산길을 땀 범벅으로 오른다.

      모선배님 왈 "오분 걷고 십분 쉰다"

      쉬엄쉬엄 하늘 열리길 학수고대하며.

       

      가히 명불허전이로구나.

      구름안개 사이로 조금씩 보이는 바위산.

      여기가 금강인가 설악인가.

      암벽등반, 릿지등반 하기 좋은 미개척 암장이 널려 있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산수화 열두폭은 족히 나오겠다.

       

      구름다리(08:30) 해발 560m

      바람폭포를 조금 못미쳐 왼편으로 꺽어 조금 오르니 머리 위로 구름다리

      보인다. 벌써부터 비명소리 들린다. 난못해.

       

      울렁이는 구름다리 위에서 엄마찾는 아가씨(서정동회원의 직장 후배)

      다리를 흔들어 반쯤 혼을 빼주다.

       

      산은 높지 않으나 바람이 잦아 그런지 초입을 빼곤 1,000 고지 위에서

      발견되는 식물군이 제법 많다. 나무마다 이름과 소속(?)을 설명하는 폿말

      을 걸어놔서 자연공부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천황봉(10:20) 812.7m

      드디어 정상. 물벼락 맞으리라 걱정했는데 하늘이 반쯤 열렸다.

      멀리 농촌의 논밭도 그림같고, 굽이쳐 능선길이 끝이 없어 보인다.

      도저히 팔백고지의 산이라 믿기지 않는다.

       

      정상에 초제 지내는 소사지터가 잘 다듬어져 있다.

      강화 마니산 참성대, 태백산 산신제터와 더불어 민족의 영산에만 있는

      하늘에 순응하고자 하는 이 민족의 얼이 담긴 신성한 곳이다.

       

      갈래 능선이 많아 보는 각도에 따라 산 형세가 각양각색이다.

       

      바람재, 구정봉, 향로봉을 지나 미왕재 억새밭까지.

      능선 종주하는 맛이 일품이다.

       

      변 아무개 아가씨(강쇠 동생인줄 알았는데 걷는걸 보니 아닌 모양이다)

      육중한 선배님들을 배려(?)하려는지 아주 거북이 걸음이다.

       

      중간에 물터가 거의 없어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물장사(?)하는 선배님 덕에 물 걱정은 없다. (샘소슬 좋아요)

       

      미왕재 억새밭(12:30)

      가을 억새피면 영화한편 찍것다.

      목장에서나 보는 통나무 울타리로 잘 보호하고 있다.

       

      이제 오른편 홍계골로 내려선다.

      소나무는 별로 없고 활엽수림이 울창하다.

       

      편한 계곡 옆에 둘러앉아 아침에 먹다 남은 밥과 끓인 라면으로 즐거운

      점심을 먹는다. 만만찮은 양을 모두들 만만찮게 먹어 치운다.

       

      도갑사(14:40)

      통일신라 말기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도갑사.

      터는 넓은데 신축건물이 많고 예전 절터가 황량하다.

      부처님께 남은 시간 무사 산행을 빌고.

       

      막걸리 한사발에 묵은 김치 한점.

      수박 생각 간절하더니 이것으로 족하다.

       

      도갑사 출발(15:30), 부산 도착(21:00)

      국밥 한그릇 먹고 해산.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월출산아 안녕히 다시보는 날까지

      천황봉에 떠오른 둥근 보름달

      뒤돌아 보면은 미왕재 억새

      눈감으면 보이는 듯 구~름다리

       

       

      다음 산행에도 많이 참석하셔서 즐거운 시간 나누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