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곡산 산행기

토곡산 산행기

 

    일 시 : 1999년 04월 18일(일) 06:00

    대상산 : 토곡산 855M (원동 소재)

    참석대원 : 차동주,이영석,김치근,박성배와 짝지,강양훈,신종철,하정호,김흥국

    운행일지 :

      4월 18일 05:30분. 평소 습관이 몸에 배여 있어서인지 일찍 일어나는 것에

      는 부담이 별로 없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결장소인 명륜동 시외터미날로 나갔다.

      6시가 지났는데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이상한 생각이 나서 전화를 해보

      니 지하철 역 앞에 모인다는 것이다.

      맞은 편을 바라보니 몇 명 모여있는 모습이 우리 회원들이다.

      길을 건너 반갑게 인사를 하니 대장이 집결장소도 모르느냐고 타박이다.

      인원을 점검해보니 차동주 형이 아직 오지 않았다. 집에서 첫 전철을

      타고 오겠다고 약속했단다.

      06:15분 경 동주형이 도착하여 차량 2대를 이용하여 9명의 대원이 출발했다.

      진입로를 찾아서 잠시 헤맨 끝에 토곡산 남쪽 계곡으로 진입했다.

      계곡을 따라 10분 정도를 올라가다 보니 길이 희미하다. 사람이 가는 곳

      이 곧 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우리 대원들에게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바로 능선을 향하여 올라갔다. 동주형이 한 말씀하신다.

      "어쩐지 팀 구성이 잡목조 같더라. 오늘 일진이 어떨지 모르겠다."

      푸념인지 기대감인지를 뒤로하고 계속 전진. 길이 나타났다가 없어졌다

      한다.그런데 이건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잡목도 아니고 돌도 아니

      고 푸석푸석한 바닥에 낙엽까지 깔아 놓으니피로감이 빨리 온다.

      잠시 쉬면서 방향을 가늠해보니 현재의 진행 속도로는 계획에 차질이 올

      것 같다.당장에 무슨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다시 출발하여 가다보니

      발아래 느껴지는 감각이 완전히 다르다.

      뒤에 따라오는 김치근 대원에게 좌측으로 정찰을 보냈다.

      5분쯤 지난 후 좌측 능선에서 신호가 왔다. 길을 찾았다는 것이다. 신호

      를 따라 좌측으로 방향을 선회하여 합류하였다.

      10분 정도 휴식 후 보일 듯 말 듯 하는 길을 따라 가다보니 능선에 올라섰

      다.능선에 올라서고 나니 발 밑의 감각이 본격적인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알려 준다.

      10:30. 시야가 넓어지니 사방의 온갖 경치가 눈앞에 펼쳐진다. 능선에는

      한창 참꽃이 만발해 있다.

      지난날의 추억을 되살리며 꽃잎을 몇 개 따서 입에 넣고 씹어본다. 예나

      지금이나 그 맛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멀리 정상이 보인다. 능선까지 오르는데 시간을 너무 낭비한 것 같아 걸음

      을 재촉한다.양훈이의 뱃속이 타령을 시작한다. 점심은 언제 먹느냐는 것

      이다.옆에서 누가 타박을 준다.

      "지금 몇 시인데 벌써 점심을 먹느냐?"

      "난 아직 아침도 못 먹었다." "요즈음도 아침 먹는 사람이 있느냐?", 등

      등....설왕설래하면서 가다보니 어느새 정상이 눈앞에 보인다.

      산이란 그렇게 만만한 존재가 아니란 것을 과시하듯 조그마한 바위들이 앞

      을 가로 막는다.가볍게 넘어서서 조금 가니 정상 도착.

      사람들 없을 때 마음껏 고함이라도 질러보자고 하여 정상 답파식을 하고

      산이 무너져라하고 고함을 질러본다.

      모두들 갖고 온 도시락을 꺼내서 맛있는 점심 식사.

      모두 환담을 하며 총무가 운반(?)해온 약간의 음료수(?)를 곁들인다.

      식사가 끝난 후 누군가가 한마디한다.

      "먹을 것 다 먹고 나니 이젠 낙이 없네!"

      산에 올 때마다 20년을 넘게 들어온 이 말은 아직도 사람들을 미소짓게 한

      다.하산은 원동 역 쪽으로 하기로 하였다.

      조금씩 탄력이 붙어온 터라 걸음이 빨라진다.

      능선 길이 끝나고 내리막이 시작될 즈음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길이 나타

      났다.나무를 받쳐 계단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투덜거리며 옆쪽으로 피해

      서 계속 내려가다 보니 어느 듯 민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날 원동 역 앞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한잔씩 들이키던 막걸리 생각에

      느긋해지던 발걸음이 다시 빨라진다.

      치근이와 양훈이는 차를 가지러 가고 우리는 역전 부근의 식당 바깥에 있

      는 평상에 자리잡아 손두부와 메밀묵을 안주로 막걸리 잔을 기울인다.

      20분쯤 지나자 차를 가지러 갔던 대원들이 돌아왔다.

      지나가던 차가 태워줘서 빨리 왔다는 것이다. 저런 인상을 가지고도 차를

      얻어 탈 수 있다는 것에 놀랐지만어쨌던 손두부와 메밀묵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한 후 집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