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은동굴 코스

금정산 은동굴 코스

     초 여름의 진땀산행

 

    일시 : 1999년 6월 6일

    대원 : 이충한, 이희태, 신양수, 이창규와 아들, 하정호 ( 총 6명 )

    운행 : 명륜동 시외버스 터미널 - 외송 - 금륜사, 은동굴 - 에덴 동산

            - 마애 여래 입상 - 금정산 고당봉 - 북문 - 범어사

     

      이제 완연한 여름이 왔음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날씨다.

      약간 흐렸지만 진땀을 빼기에는 충분하다. 외송 동면 초등학교에 도착 하

      니 오전 9시가 조금 넘었다. 몇 걸음 떼지도 않았는데 초장부터 땀으로 옷

      이 젖는다. 올 2월에도 같은 코스로 오른 적이 있어 만만하게 시작한 것이

      오산 이었다.초 여름의 산은 짙은 녹음으로 시원한 눈맛을 제공해 주지만

      한편으론 그 대가로 어찌나 많은 땀을 요구 하는지 세상살이 공짜가 없다

      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다. 또한 뱃살의 둘레와 운행속도

      는 밀접한 함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대원들의 상태를 보면서 여실히 알

      수 있었다. 특히 이충한 회장님은 고전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쉴 때마다 옷을 벗고 하얀 런닝 차림으로 우람한 뱃살을 위협적으로 노출

      하면서 물,물만 찾으신다.

      어쨋거나 천신만고 끝에 금륜사 은동굴을 거쳐 능선에 도달하니 전에 보다

      시간이 두 배로 걸렸다. 그래도 여기는 바람도 좀 있고 먼저 온 등산객이

      권해주는 산 딸기도 있다. 산에 오면 모두가 마음이 넓어지는 모양이다.

      서로가 못 줘서 안달 이다.

       

      초록의 물결로 뒤 덮힌 산은 시선을 편하게 하고 좌우로 펼쳐진 멋진 조망

      은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좌측으로 양산 국도와 고속도로가 보이고 우측

      으로 구포와 낙동강 줄기까지 보인다. 하지만 흡족함도 잠시 이제부터 오르

      락 내리락 하는 고난의 능선길이 시작 되었다.

      한 30분쯤 가니 제법 넓은 평지로 이루어진 일명 "에덴동산"에 도착 하였

      다.너르고 부드러운 원색의 풀밭은 일순간 마음에 평온함을 준다.

      여기서는 고당봉의 북쪽사면이 훤히 노출 된다. 아직도 가야할 길은 많이

      남았는데 장 시간 무방비로 땡볕에 노출된 육신은 무수한 수분을 빼앗기고

      거의 녹초 지경이다.그래도 이름도 모르는 벌레를 잡아 들고 다니며 즐거

      워 하는 이창규회원의 아들 때문에 피로를 씻는다.

      언제 입문 하였는지 모르겠지만 회장님의 문화유적 탐사 욕심은 대단하다.

      어딘가에 있다는 미륵불을 찾아 점심 식사도 연기 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

      겼다.고당봉에서 한 15분여 못 미친 능선상에서 우측으로 5분쯤 내려가니

      집채만한 자연 상태의 바위에 부조로 불상을 새겨 놓았다. 정식 명칭은

      "가산리 마애 여래입상" 이다. 발견된지 5년 밖에 안된지라 아직 연구가

      안돼 있어 문화적 또는 역사적 의미는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옛날 사람들의

      불심을 짐작할 수있게 한다.

      그늘을 찾아 헤매다 고당봉 오르기 직전 산 비탈에 손바닥 만한 그늘진 장

      소를 발견 하고 늦은 점심을 먹고는 고당봉에 오르니 오후 2시다.

      사람 수만큼 많은 파리 떼가 잉잉 거리며 달라붙어얼른 하산길로 내려 섰다.

      북문을 거쳐 범어사 입구에 도착하니 가랑비가 한 두방울 떨어지며

      땀을 씻어준다. 목욕탕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고 나와 헤어 질려니 막걸리와

      빈대떡이 우리를 유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