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의 유혹

볼트의 유혹

 

    99년 5월 1일에서 2일 간에 걸쳐 일박이일로 백운산 슬랩에서 재학생과

    합동으로 암벽 등반을 다녀왔다. 산은 신록으로 덮이고 공기는 선선하고

    햇살은 따사로운 봄날 이었다. 연휴였던 관계로 예정대로 출발이 이루어

    지지 못하고 여러팀으로 나누어져 부산을 출발하여 각자의 승용차등 편리

    한 운송수단을 이용하여 암장밑 도로변의 막영터에 집결하였다. 특히

    박상현 대원은 석남사에서 택시를 이용하여 물경 오만원 이란 거금을 들여

    백운암 밑에 도착하였다고 한다. 그 소식을 들은 대원들왈 저런 쯧쯧 아까

    워라 그얼굴이면 충분히 히치하이킹이 가능할텐데 하며 모두들 돈 오만원

    을 제돈처럼 아깝게 생각 하였다. 오랫만에 만난 선후배 재학생 들의 이야

    기는 밤늦게 까지 그칠줄을 몰랐다. 하지만 내일의 등반을 위해서 12시반

    경 아쉬운 취침을 하였다.

    등반 둘째날 아침 5시 30분에 기상하여 7시 30분에 등반을 시작할수 있

    었다. 백운암장 우측벽은 대체적으로 평이한 코스로 이루어져 초보자들의

    훈련코스로 적당하였다. 오랫만에 바위를 대하는 OB 대원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하나라도 더 많은 코스를 오르려고 시간 가는줄 모르고 바위에

    서 스타트 안착등의 신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특히 김흥국 대원과 신종

    철 대원은 선등도 마다하지 않았다. 등반도중 선등자의 확보를 위해서

    박아놓은 볼트와 거기에 매달린 슬링을 애써 외면해 보지만 그유혹은 너

    무도 강렬하여 이내 자신도 모르게 손이 그 쪽을 향한다.

    이건 반칙인데 하면서도 심판이 못보고 지나치길 바라며 볼트를 슬그머니

    딛고 일어선다. 하지만 볼트의 캐러비너 홀드에 손가락을 넣으면 손가

    락을 크게 다칠 염려가 있으므로 이것만은 삼가 하실것. 내친김에 다음

    산행 에서는 오버행에 도전해보자. 모두 3개의 코스를 가볍게 마친 대원

    들은 길옆 매점에서 점심을 사 먹고 아쉬운 하산을 서둘렀다.  집에가서

    가족들에게 봉사 하기 위하여. 하산전 냉탕에서 얼음장 같이 차가운 물

    에 몸을 담그는 재미도 잊지 않았다. 팀의 일원이 된덕에 크게 많은 장비

    를 준비하지 않고도 1박의 즐거움을 누렸고 암벽등반의 즐거움까지 만끽

    할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다만 조금 아위웠던 점은 식사 준비에 너무 많

    은 시간을 소모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등반은 그렇게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아도 되는 산행이어서 그렇겠지만 아침식사의 메뉴가 25년 전과

    똑같은 북어국에 쌀밥 김치 등이라 이건 최근 우리가 하고 있는 등산 스타

    일과 많은 차이가 있다. OB들은 당일 등반의 경우에는 버너를 사용 하는

    일이 없다. 각자 도시락을 지참하여 식사준비시간을 절약하고 환경보존에

    도 도움이 되고자한다. 아침식사를 빵과 버터 그리고 커피한잔정도로

    한다면 같은 열량을 얻을 수 있으면서도 설겆이 시간까지 절감할 수 있어

    보다 알찬 산행이 될 수 있지 않을 까. 그리고 알콜성 음료는 산행에서

    공식적으로 금지하여야 할것이다. 알콜성 음료가 추위 극복에 도움이 된

    다는 속설에 의거 보온주라고도 불리고 있으나 이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

    으며 추운날씨에 과음을 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체온 저하로 도리어 위험

    에 빠질 수가 있다.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정확한 단어를 썼으

    면 한다. 예를 들어 카라비너를 비나 라고 한다든지 윈드 재킷을 윈자 라

    고하는 것은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이제는 좀 고쳤으면 한다.

     

     

    산행 참가자 명단.

    김치근, 박성배와 처, 신종철, 강양훈, 김흥국, 하정호와 처자, 박상현,

    재학생 5명

     

                                                               1999. 5. 3

                                                    작성 산행대장 김 치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