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날, 올레는 다음을 기약하고 한라산을 올랐다.

서귀포에서 성판악가는 버스가 아침 6시15분에 첫 차가 있었다. 성판악에서 한라산 정상까지 4시간, 관음사로 내려오는데 3시간

총 7시간이 걸렸다. 올 여름 많은 비를 동반한 태풍이 두어개 제주도를 지나가면서 몇십년만에 백록담에 물이 담겼다.

 대개는 안개때문에 정상에서 백록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날이 흔하지 않다고 하는데 나는 생애 처음 한라산 정상에 올라서

그것도 몇십년만에 처음으로 물이 담긴 백록담을 선명히 보는 드문 행운을 누렸다.

 

 1700~1800m 고지에서 보이는 한라산 정상.

 

 

 

해발 1900m 에서 보이는 전망.

 

 

  

 

 

관음사로 내려가는 길에서 보이는 영실암벽.

 

좀 늦은감이 있지만  나 자신을 좀 더 잘 알기위해, 소위 참나(true self)를 찾기위해 길을 떠났다.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는 한발짝도 나갈 수 없기때문이다.

그리고 그 길이란 외적인 순례와 내면의 여행이었다.

여행이란 내면을 탐구하는 상징적인 행위라고 한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낯선 환경과 생소한 대기속에서 그동안 잘 몰랐던 자기의 모습이 분명해질 때가 있다.

그 여행의 순간에서 문득 떠오르던지 아니면 여행 후 돌아온 일상에서 뒤늦게 뭔가 느낌이 오든지.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이 여행이 나만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고 곳곳에서 각자가 지닌 무게를 지고 길을 걷고 있었다.

올레길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 자기의 삶을 점검하고 수리하여 일상으로 돌아갈 힘과 구실을 찾고있었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인생이란 살 만한 것인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떯게 살아야 할 것인가? 

각자 자신에게 묻고 답을 찾고 있었다. 그 답을 찾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꼭 그 답을 못찾았다고 해도 그러한 절실함이 살아가는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