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9일,30일 전국에 한파가 몰아치고 특히 호남지방에 폭설이 쏟아지던 날, 우리 산악회 적설기 덕유산등반이 있었습니다. 산에 접어 들때 부터 눈이 소복소복 내리기 시작하더니 내리 사흘을 쉬엄없이 쏟아졌습니다. 원래 계획대로 운행하기란 어찌 보면 사치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개인 일정상 출발이 늦어진 것은 약과이고 먼저 아침에 출발하신 팀중에서 배낭을 빠트리고 가버린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그것도 산행 깃점인 함양 영각사에 도착해서 그 사실을 알게 되어 부랴부랴 부산에 계신 형수님에게 전화하여 사상터미널에 가도록 하여 극적으로 배낭을 찾고 뒤늦게 출발했던 저와 영도가 호포지하철 역에서 형수님을 만나서 배낭을 전달받고 출발할 수가 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삿갓골재에 도착하니 먼저 오신 선배님들이 따뜻한 저녁을 준비해 놓으셨더군요. 다음날 원활한 운행을 위해서 선배님 세분은 황점으로 내려 가시고 나머지 5명은 영하 14도까지 떨어진 매서운 추위와 하염없이 내리는 눈과 강풍을 뚫고 아침 7시30분에 출발하여 약 5시간 걸려 향적봉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약 11km). 다들 이번 겨울산행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고 그만큼 기대를 많이 하고 왔는데, 과연 그야말로 겨울산행의 진수를 맘껏 맛볼 수 있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알차고 소중한 산행이 되었습니다. 뒤에 알게 되었지만 사실은 이날 기상특보가 발효되어 산행이 통제가 되었더군요. 향적봉대피소에서 국립공원 직원의 호통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만큼 악천후였지만 우리는 눈과 바람의 조화로 만들어진 눈꽃과 하얀색 천지 속에서 마냥 즐거웠습니다. 아마도 선배님들의 속깊은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차질없는 산행을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삿갓재에서 차를 회수하기 위해 황점으로 하산하신 이충한, 성경직, 김치근 선배님들의 희생으로 운행이 차질없이 될 수 있었던 데 대해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회원님들, 한 해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도 건강하시고 힘들 때마다 산의 야성(野性)으로 돌아가서 힘을 얻고 이겨냈으면 합니다.

참석대원 : 이충한,성경직,유완식,김치근,신양수,이창규,하정호,민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