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P7215523.JPG

2_P7215522.JPG

3_P7215520.JPG

4_P7215525.JPG

5_P7215519.JPG

6_P7215524.JPG

7_P7215526.JPG

8_P7215516.JPG

9_P7215518.JPG

7월 21일 2013년(일) 26℃ 맑음 그리고 소나기

A조; 김흥국대장 이창규 박만교 문수근

B조: 박태원 문기수 이기석

 

두 번째 길이다. 지난번에는 마지막 피치에서 어깨에 손상이 와서 꽤 오랜 시간 후유증을 겪었는데 다시 여길 오니 다소 긴장이 된다.

어제 제사라 늦은 밤 귀가하여 몇 시간 못 자고 새벽에 집을 나서니 몽롱하다. ‘태원이가 차를 가져왔기에 망정이지 나 혼자라면 길을 나설 이유가 없지’ 혼자 생각해 본다. ‘칠서휴게소’에서 후다닥 아침을 먹고 커피 한 잔할 틈도 없이 길을 서둘렀다. 7시까지는 합류하겠다고 하였으나 막상 ‘고견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20분이나 늦었다.

‘고견사’에서 생수통에 물을 채우고 ‘실크로드 리지’가 보이는 안부에 도착하니 이미 한 팀이 등반 중이다. 여기서 조별로 운행하기로 하며 조를 나누고 등반장비를 착용한다. 태원이 리더하고 기수가 라스트에 선다. 나는 미틀만으로 위와 아래를 조율하기로 한다. 우리는 세 명이라 조금 난이도가 높은 2번 루트 '발토르 루트'로 가기로 한다.

태원이 최근 운동을 안 해 자신이 있니 없니하며 엄살을 피우더니만 그래도 잘도 나간다. 태원이 먼저 올라가 안착한 후 로프를 끌어올려 픽스시키면 내가 어센더를 사용하여 셀프빌레이로 오르고 기수는 장비를 회수하면서 올라온다.

태원이 시작하기 전에는 후렌드가 뭐 필요하겠느냐고 잔뜩 힘을 주더니 진작 4피치에서는 후렌드를 줄줄이 걸면서 간다. 그 모습에 기수는 새로 한 조 장만한 후렌드가 ‘돈값’을 한다면서 만족해한다.

6피치를 앞두고 잔뜩 찌푸린 하늘은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빗방울의 강도를 보니 심상치가 않다. 여기서 탈출하여야 하나 판단을 하여야할 지경이다. 다행히 앞서간 대장과 통화가 된다. 계속 간다고 한다. 별 수 있나. 대장의 말은 절대적인데. 우리는 이미 여러 팀으로 인하여 정체가 빚어지고 있는 6피치는 우회하기로 한다. 나중에 내려와서 안 사실이지만 우리의 선택은 ‘신의 한 수’였다.

우리 말고는 다들 도중하차하였다.

7피치에서 대장 조와 조우한다. 대장 조는 1번 루트, 우리는 2번 루트로 오른다.

8피치를 오르기 시작할 즈음 간간이 뿌리던 비는 소나기로 바뀐다. 바위 표면을 코팅하던 빗방울은 이제는 아예 흘러내린다. 급한 마음은 여기서 우를 범한다.

‘의상봉’이라 친절하게 안내해 놓은 화살표를 따르지 않고 ‘1번’ 표기 된 화살표를 따랐다. 이미 폐기된 길이란 사실은 생고생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 동안 대장 조는 정상에서 30분이나 비속에서 떨고 있어야했다.

막상 정상에 다 모였지만 짙은 안개와 퍼붓는 소나기에 ‘정상 인증샷’은 생략하고 각자도생으로 서둘러 고견사를 향하여 내달았다.

정작 고견사에는 햇살이 가득하다. 등반 중에 만났던 금호공대산악부 재학생들이 마침 내려온다. 그들은 도중에 리지 왼쪽으로 하산하였던 것이다.

주차장에 내려오니 젖은 옷은 대충 말라있었다. 화장실에서 대충 몸을 닦고 가조읍내에 있는 한우전골집에서 회식을 한다. 로컬 막걸리는 역시 맛이 있었다. 현지를 직접 찾아가야만 맛볼 수 있는 리지등반이 주는 또 다른 색다른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