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山 산행기

대원 : 차동주,이충한,이희태,차기섭,성경직+조명숙,김치근+이영주,
신양수+이정희,하정호+김소영+하준형,박재덕+김옥남

제1일 : 8월 1일. 날씨-맑고 무척 더움. 부산-상해-황산


오늘은 중국으로 출발하는 날이다. 물론 난생 처음이다.
아침부터 몇가지 짐을 챙기느라 분주하다.
이번 주가 휴가중 절정인지라 길마다 엄청 막힌다.
날씨는 30도를 웃도는 그야말로 찜통더위다.
우리 가족이 가장 늦게 도착했다.
오후 2시 15분 김해공항 줄발하는 상해행 비행기를 타고 1시간 20분만에
상해 푸동 공항에 도착했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게 시간이 간다.
그래서 도착하니 현지 시간으로 3시도 되지 않았다.
여기는 우리나라보다 더 무덥고 습한 아열대 기후다.
상해는 아시다시피 하루 하루 지도가 바뀌다시피하는
중국 경제 개발의 심장이고 상해의 경제가 중국인구 3분의1을 먹여 살릴 정도란다.
곳곳에 올라가는 고층빌딩과 아파트 숲이 보이고 그 유명한 동방명주탑도 멀리 보였다.
황산발 중국국내선 비행기 시간이 서너시간 남아서 짬을 내서 임시정부청사와



홍구공원을 간략하게 관광하고 다시 푸동공항으로 와서 비행기에 올랐다.
40여분후 황산시에 도착했다. 시간은 이미 밤 10시에 가까웠다.
호텔에 도착하여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내일 산행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제2일 : 8월 2일. 날씨-맑고 고온다습.



아침 6시 기상, 7시 아침 식사, 8시 버스에 오름.



황산시에서 황산 입구까지 1시간 30분 정도 가는 버스안에서 황산과 중국에 대해
가이드가 간단히 설명을 했다. 이곳 현지에 사는 가이드는 조선족 중국교포 3세이고
이름은 崔林이라고 했다. 할아버지 고향은 함경도 어디이고 자신은 길림성출신이라고 했다.



이곳은 정말 덥다. 최고 기온이 40도 까지 올라가는 날도 있다고 하고 시골이지만 2층집이 많은데 너무 더워 1층에서는 지열때문에 못자고 2층에서 잠을 잔다고 한다.
물론 벼농사는 3모작이라고 한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전형적인 시골풍경이고
집들은 낡고 지저분하게 보였는데 2층집이 많이 보이는것이 특이하게 보였다.
황산은 최고봉인 연화봉의 높이가 1,873m 되고 유네스코지정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있다고 한다.
황산은 기암괴석, 기송, 운해, 온천의 4가지로 유명하다.
황산의 '황(黃)'은 누르다는 의미가 아니고 황제의 색을 의미하는 고귀함과 최고,최상의 표현이라고 한다.
중국의 유명한 5가지 산 '5岳' 가운데 하나는 아니지만 중국 옛말에
5岳을 보고 황산에 오면 5악이 시원찮게 보이고 황산을 먼저 보면
5악을 볼 필요가 없다는 말이 있다.
가이드 말로는 우리의 금강산보다 더 경치가 나을거라고 했다.
드디어 버스에 내려 산행이 시작되었다.
습관대로 산행 시작전 간단한 볼일을 보기위해 근처 화장실로 갔다.
중국 화장실이 문이 없다는 말은 들어보기는 했지만 실제 보기는 처음 이었다.
한놈이 뻥 뚫린곳에 앉아서 열심히 힘을 쓰고 있지 않은가? 머쓱해져 도로 나왔다.
황산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들어서 나는 스포츠 샌달을 신고 갔다.
아주 시원하고 편했다. 이곳에서 여름에는 두꺼운 등산화 보다 스포츠 샌달이 더 나을것 같다. 산행기점인 자광각에 도착하여 체력에 자신이 없는 몇몇분과 준형이는 케이블카를 타고 옥병루까지 가기로 하고 나머지는 걸어서 그곳까지 가서 만나기로 했다.


이곳의 돌계단은 1979년 등소평이 이곳 산을 기행했다가 보다 많은 인민이 이 좋은 경치를 감상해야 하지 않겠나 해서 지시를 내려 약 8년만에 전 산의 길을 계단으로 만들었는데 총 6만 계단이고 돌도 이곳의 돌이 아니고 다른 지역의 돌이라고 한다.


하지만 장시간 걷다보면 오히려 돌계단이 관절에 더 많은 부담과 피로를 주는것 같다.
다들 진저리를 쳤다.
어쨌든 끝도 없는 돌계단을 꾸역 꾸역 올라갔다.


올라가는 도중 대나무 지게에 짐을 지고 가는 짐꾼 몇명을 보았다.
하나같이 깡마른 몸에 자기 몸무게보다 더 나가는듯한 짐을 지고 비지땀을 흘리며 올랐다.
한짐에 우리나라 돈으로 만원쯤 받는다고 한다. 이것도 아무나 할 수있는 것이 아니고
이 지역에 사는 사람만 할 수 있고 공공근로적 성격의 생계 지원책이라고 한다.
다들 이곳에서 태어나지 않은것에 대해 안도하며 감사하게 생각하여야 할 것 같다.


반산사를 거쳐 3시간여를 오르니 옥병루가 나왔다.
나머지 일행을 만나서 점심식사를 했다. 여기서 부터는 그야말로 인파에 북적거리게 되어
산행 끝나는 날까지 혼잡함에 시달리게 되었다.


중국사람들은 아시다시피 어디서나 꽤 시끄럽다. 거의 입을 열고 다니는 것 같다.
말자체도 고음이 많고 4성이라고 하는 음의 높낮이가 있어서 익숙지 않은 사람은
꽤나 귀에 거슬린다. 저나 우리나 피차 마찬가지 겠지만 소음도 이런 소음은 없을 것이다.
옥병루를 지나니 경사가 꽤 지면서 조망도 트이고 절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운해속에서 언뜻언뜻 기암괴석이 드러나 절로 탄성이 나오게 한다.




운해에 둘러 싸여 있다보니 주위 사방이 바다같고 산봉우리는 섬같아 보인다.
그래서 산 한가운데서 서해(西海)니 북해(北海)니 하는 이름을 지어서 절경을 묘사했다.


정신없이 카메라 셔트를 누르다보니 바테리가 다 되어 버렸다.
아쉽지만 이 절경을 기억속에 간직할 밖에.
연화봉,비래석,배운정을 거쳐 오늘 우리의 잘곳 서해호텔에 도착하니 오후 6시가 넘었다.
서해 호텔은 조금 아래쪽에 있는 북해호텔과 함께 황산 꼭대기에 있는 호텔급 숙소이고
그외 잠을 잘수 있는 시설이 몇군데 더 있다. 이 곳에 오니 한국 관광객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아까 산에서 '대~한민국'소리가 들리더니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은 한국의 '씩씩한 아줌마' 몇몇이 보였다. 월드컵이 끝난지도 한달이 넘었는데 한국사람의 유별난 애국심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말이 호텔이지 장급 여관 수준의 시설이지만 이 산꼭대기에 이 정도 시설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 보통 대단한 일이 아닌 것 같다.
저녁을 먹고 몇몇 여성분은 발마사지를 하러 가고 나머지는 호텔 베란다에서 시원한 맥주를 시켜 먹었다. 그 유명한 칭따오 맥주를.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 맥주 보다 확실히 맛이 없다.
밤이 깊어가면서 추워서 밖에 앉아 있을 수가 없다. 호텔 로비로 장소를 옮겨 한국에서
공수한 C1 소주를 꺼내 계속 술자리를 이어 나가는데 나는 피곤해 일찍 방으로 들어왔다.

제3일 : 8월 3일. 날씨-역시 맑고 푹푹 찜.

그 유명한 일출을 보려면 새벽 4시에 기상해야하나 그 전날 가이드 말로는
일출을 볼 확률이 0%라고 해서 모두 느지막히 6시에 기상 하였다.
아침에 식사를 하는데 어제 투숙했던 황산시 호텔에서 먹었던 대나무 잎으로 약밥을 싸서
묶어난 음식이 나오는데 맛도 담백하고 내 입맛에 맞았다.


휴대하기도 좋아서 삶은 달걀과 함께 몇개 챙겨 가서 나중에 간식으로 유용하게 먹었다.
하산길에 시신봉,관음봉등 몇몇 봉우리를 올라서 둘러 보았다.




어제 보다 인파가 더 많은 것 같았다. 너무 사람들이 많아 경치도 눈에 들어 오지 않는다.
이곳 서해 빈관앞에 신축공사를 하고 있어서 짐꾼들이 산 아래서 여기까지 공사 자재를 직접 지고 운반 하느라고 가뜩이나 좁은 길을 더욱 번잡하게 한다.
그리고 이쪽편 케이블카까지 고장나는 바람에 시장 바닥같이 번잡하다.
빨리 내려가고 싶은 생각뿐이다.
약 4시간 만에 산을 내려 왔다. 이로써 공식 산행일정을 모두 무사하게 마쳤다. 산에서만 1박2일 했는데 이것만 가지고 황산의 비경을 다 봤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을에 사람들이 더 많이 온다고 하는데 그 때가 황산의 진면목을 볼수 있을때가 아닌가 한다. 황산의 유명한 일출을 못 본것이 아쉽고 인파에 너무 시달리다 보니 산행의 참맛이 반감된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흙을 밟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등산로가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등산의 아기자기한 맛도 떨어뜨리고 이것이 아주 사람 죽이는 것 같다.


산 아래에 대나무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장관이었는데 이곳에서
주윤발이 나오는 영화'와호장룡' 촬영을 하였다고 한다.
중국에는 산 전체가 대나무로 된 곳도 있다고 한다.

그 이후는 우리 산행 일정하고는 거리가 먼 여행사에서 짠 관광,쇼핑이었다.
황산 시내에 들어가서 뱀 농장,먹공장,청대거리를 방문하여 각자 자유로운 쇼핑을 하였다.


저녁식사후 9시 20분 황산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시 상해로 나왔다.
호텔 투숙후 취침.

제 4일 : 8월 4일. 날씨-끝까지 햇볕 쨍. 상해-부산

비행기 시간이 좀 남았나 싶드디만 느닷없이 가이드가 우리를 비단,명주 만드는 공장에
내려준다. 남자들은 시큰둥 하게 영 내키지않는 표정이었는데 여자분들은 달랐다.
명주 솜 이불과 비단옷을 제법 많은 양을 사들고 온다.
황산에서의 현지 가이드는 그래도 성의가 있었는데 상해에서의 가이드는
무성의하고 무뚝뚝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자기 팁은 확실히 요구하고 챙긴다. 식도락가인 회장님은 중국의 유명한 요리를 제대로 맛 보지 못해 영 아쉬운 모양이다. 내년에는 백두산과 북경으로 코스를 잡아 제대로 된 요리와 관광을 해 보자고 벌써부터 벼루고 계신다.
아마 즐겁고 보람찬 여행이 될려면 사전에 오랫동안 철저한 연구와 준비가 있어야 될듯 싶다.

비행기타고 부산 김해 도착하니 한낮이다.
그냥 헤어질 우리가 아니지 아닌가.
그동안 중국음식에 질려있던 입맛을 살려주기 위해 회장님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송도의 횟집으로 향했다.
확실하고 화끈하게 그리고 얼큰하게 뒤풀이하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