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유람기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잣대로 사물을 재는 경향이 있는데 섬이라고는 영도 밖에 모르던 내가 강화도를 영도만한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혹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기회에 이를 바로잡기 바란다. 강화도는 영도보다 약 백배정도 큰섬이다.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에 대항해 이곳으로 수도를 옮긴뒤 오랫동안 버티었다고 하는데 과연 그많은 군사를 먹여 살릴만한 너른 논과 밭이 있다. 자랑스럽게도 문화 수준이 높으셨던 우리조상님네들은 그 전란의 와중에도 세계에 자랑할만한 팔만대장경을 이곳에 옮겨 보관해 그 무지막지한 야만 몽골인들의 손에서 지켜 내셧으니 이모든 역사가 강화도에가면 살아숨쉬고 있다. 북쪽으로 바로 코앞에는 지금은 북쪽땅인 개풍이 있어 분단의 아픈 역사를 생각케하는 곳이다. 또한 이곳은 조선말기 무슨무슨 양요인가하는 양코백이들의 침략을 몸으로 떼워 막아낸 곳이기도 하다. 섬 남쪽에는 전등사라는 절이 있는데 광해군 6년에 완전히 화재로 소실된 것을 그이듬해 재건을 시작하여 광해군 16년에 완공하였다고하며 대웅전의 기둥위에는 사람같기도하고 원숭이 같기도한 나무조각이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재미있는 형상이 있는데 이는 절을 지은 대목이 춤바람나 도망간 자기처를 저주하기위해 만들었다고 하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으나 그 진위는 확실치 않다. 유명하다고 하는 먹거리로는 벤댕이 회가 있는데 각종 자연산회에 맛이 길들여진 부산 사람들에게 이는 별로라고 하겠다. 섬주위는 세계 5대 갯벌로 둘려 싸여있는데 이갯벌의 중요성은 요즘 널리 강조되고 있어 다시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이제 본론인 산행으로 들어가기로하자. 6월 18일 00시 15분 새마을호 편으로 부산역을 출발 5시 30분 서울역 도착. 부산 대원 명단은 이충한, 임송봉, 이희태, 김치근 이상 4명 재경 오비회원들과 만나기로 한 7시가되니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서울대원 명단은 박진, 박문옥, 이동윤, 남기진, 이승호, 이창규, 조은두, 류해평, 이경훈, 김남수, 이정우, 임동호 외 2명. 박진 선배님의 40년 연속등반과 임동호회원의 10년 연속등반을 기념하기위해서 많이 모였다. 7시반경 서울역을 출발 약 1시간 30분 후 마니산 아래에 도착하여 9 시부터 산행 시작. 마니산 혹은 마리산 이라고도 하는 이 산의 고도는 468미터이나 해발 약 10미터부터 산행을 시작하는 관계로 너무 녹녹히 볼산은 아니다. 날씨또한 무더워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오듯이 흘렀다. 11시경 전국체전 성화체화 단골장소인 천제단에 도착. 간단한 정상답파식후 계단길로 하산을 시작하여 숲속의 빈터에서 화기애애한 점심식사를 했다. 이충한 회장께서 준비하신 발렌타인 알부민과 김남수 총무가 준비한 그린 알부민을 돌려가며 약간씩 맛을 보았는데 그린 반병이상이 남았다. 이는 회원들이 평소에 항상안전수칙이 몸에 벤 결과라 하겠다. 하산후 전등사 밑에서 지방특산물인 인삼막걸리로 목을 축였는데 그맛은 가히 일품이라 하겠는데 숙취또한 없으니 이를 일러 금상첨화라 할것이다. 아시다시피 인삼에는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 있으니 강화에오면 이 인삼막걸리 만은 꼭한번 마셔 보기를 권한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의 교통혼잡을 피하기위해 약간 일찍 출발하여 서울역에 조금넉넉히 도착하여 서울의 회원들과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누고 5시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부산역에 도착하니 9시 30분 우동한그릇으로 회식을 대신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몸은 정말이지 무지무지 피곤했으나 너무나 반갑게 맞아준 서울회원들 특히 매우 즐거워 하시던 선배님들을 생각해 볼 때 정말 좋았던 산행이라 자평해 본다.
이상.

김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