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연대봉 산행기

일시 : 2000.4.16 날씨 맑음
대원 : 이충한,김치근,신양수,이정희,박만교,신종철,양경희,
김규태와 아들,하정호와 아들 (총 11명)
운행 : 하단사거리 - 용원 선착장 - 가덕도 천성 - 연대봉 - 선창 -
용원 - 부산

강원도 산불소식에 안타깝고 우울한 한 주였다.
건조주의보가 내려서 전국의 산 90%가 입산금지다.
가덕도 천가동 사무소에 입산허가 때문에 전화를 하니
연대봉도 마찬가지로 입산불가란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 ?
벌거벗고 올라 가는 한이 있더라도 계획대로 꼭 가야할 사람들 아닌가.

연대봉은 부산에서 바다를 가장 잘 보면서 산행 할 수있는
산 이라 한다. 산도 낮아서 가볍게 소풍 하듯이 오를수 있는 산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데리고 가기로 했다.

이른 아침 6시 잠이 덜 깬 아들을 깨워 집을 나섰다.
약속 장소에 다 모였는데 임송봉 선배님께서 웬만하면
같이 가실려고 했는데 감기 몸살이 심해 도저히 못 가시겠다고 한다.
임송봉 선배님의 배웅을 받으며 차에 올랐다.
58번 버스를 타면 이제는 부산으로 편입된 용원 선착장앞까지 내려준다.
마침 시간이 맞아 기다리지 않고 배에 오를수 있었다.
하늘은 쾌청하고 바람은 산들 불어 '지국총 지국총 어사화 앞산은 다가오고
뒷산은 멀어진다.'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가 떠오르는듯하다.
오늘 산행의 주제는 산과 바다 그리고 싱싱한 회다.
우리의 재무 신종철 회원이 언제 준비 하였는지 개불,멍게를 풀어 헤친다.
선상에서 먹는 싱싱한 회 한 조각, 그리고 빠질수 없는 소주 한잔,
맛이 그만이다.
옛날 군생활 3년을 전라도 외딴섬에서 보냈다는 신양수 형은 섬 얘기가
나오니 입에서 침이 튀며 섬사람 기질이 어떻고 풍속, 해녀사까지 줄줄이
꿰고 있다. 정말로 '한 섬' 하는구만 이라요.형님!

30분만에 천성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우리 말고도 등산객인듯한 사람들이
앞서 가니 길을 모르는 우리들은 뒤를 따랐다.
국제신문 근교산 사이트에 있는 안내글 대로 마을을 지나 논길을 오르니
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타난다.
한 15분 가량 오르니 우려했던 입산통제소가 나타나고 일단 제지를 받았다.
산불감시인이 어디론가 무전을 걸더니 간단히 올라 가도 좋다고 했다.
너무 쉽게 일이 풀리는것 같다.
길은 넓고 경사는 완만하고 날은 화창하여 룰룰라라 소풍온 느낌이다.
진달래가 이제 막 피기 시작하니 산의 생명력을 더해 주는것 같다.
작은 섬이라 그런지 조금 오르니 온 사방이 바다로 틔여 있다.
멀리 주위의 섬들과 뭍이 보이니 평소 독도와 오리엔티어링에 일가견이
있는 두 신씨(신양수,신종철회원)가 이리 저리 손가락질 해가며 이쪽이
어디고 저~기가 어디고 확인도 안되는 주장을 서로 굽히지 않고 있는데
다른 회원들은 별 관심이 없는듯 하다.
2차례 정도 쉼을 했을까 싶은데 어느새 낙타바위가 보이고 거기서
한 10분 가량 오르니 정상(459.4m)이다.
시계는 아직 11시 밖에 안되었다.
배위에서 먹은 회가 채 소화도 되기전에 또 점심을 먹어야 한다니!
어쨌든 싸온 도시락을 깨끗이 비워야 다음 산행때 각자 도시락을
기약 할수 있기에 의무적으로 먹는 모습이 힘겹게(?) 보인다.
시간이 많이 남고 했볕이 좋으니 이충한 회장님은 풀밭에 누워 어느새
달콤한 오수에 빠졌다. 우리 소장파들은 이때를 놓칠새라 서양화를
감상하고 아이들은 뛰어 놀고 보통 산행하고는 많이 다르다.
내려오는 길도 어려운 점이 없다.
단지 마을로 다 내려와서 선창 선착장까지 걷는 길이 다소 힘들고
지루할뿐이다.
다시 배를 타고 용원 선착장에 도달하니 시계가 3시 밖에 안 되었다.

산행은 마쳤지만 여기서 헤어질 사람들이 아니었다.
회장님의 인도로 횟집순례에 나섰다.
도다리,우럭 그리고 이동네 특산물인 가오리회 까지 푸짐하게 한상하고
아직 날이 밝아 있는게 못내 아쉽지만 다음 산행을 위해 각자 집으로
향했다.
gd+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