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새벽 산에서 마을을 보면
전설 속의 먼 옛날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도 바람 내음도
모두가 그 때 그 음향 그 향입니다.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깊숙이 숨어있던 것들을 발견한 듯
반갑고 정겹습니다.

달려들어 그냥 안기고픈 억새 풀밭 속에
부끄럼을 모르는 과년한 산골 처녀처럼 피어난
자주빛 꽃창포.
그 옆 어디쯤 자리잡은
얼굴에 까막딱지 다닥다닥 난
그만 여기 한 송이 땅나리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