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산: 거창 비계산(1124m)
대원: 신종철(대장),신양수,신양수 가족1,김강태, 양경희,하정호,이윤희,
윤정미, 김흥국
코스: 등산(3시간) - 고견사입구 주차장(09:40) - 마장재(10:20)
- 정상(12:40)
하산(1시간 30분) - 정상(14:00) - 거창 휴게소(15:40)

한번씩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새로운 글이 없어 허전한 마음으로 다른 곳으로 옮기든지 빠져나가던지 했다. 산행을 하고 나면 대장이 책임지고 일지를 한편이상 올리도록 하는 룰을 정해야 겠다. 대장이 공식적인 일지 한편 올리고 대원들 중 감명받은 자는 개인 일지 처럼 공개하기도 하면 읽을 거리가 많아 방문객도 즐겁게.

하양에서 동대구 I.C.로 덜덜 거리는 트럭을 올려 88고속도로 접어든다. 고령 고개를 너머 해인사 톨게이트를 지나 약속장소인 거창 휴게소에 도착하니 8시 밖에 안되었다. 집에서 6시 15분에 출발했으니 1시간 반 좀 더 걸렸다.
조금 기다리니 정호형이 양수형, 형수, 강태형과 함께 도착한다. 간단이 우동한 그릇 씩 먹고 나도 종철형이 안나타난다. 서진주까지 가서 진주- 대전 고속도의 일부 구간인 함양에 내려 거창으로 들어오는 코스를 잡은 종철형은 9시가 넘어 도착한다. 왜 이제야 왔느냐 물으니 그 특유의 웃음이 답이다. 정호형은 기름 아끼느라 천천히 왔을 것이라 추측해 보지만 3시간 넘게 걸릴 곳이 아닌데.

내 트럭을 이곳에 두고 승용차 두대에 나눠타고 고견사 입구 주차장으로 향한다. 하산을 휴게소 방향으로 하기로 하고. 고견사에 도착하여 약초 막걸리 한병에 과자, 사탕 등 간식을 준비하여 산행을 시작하니 9시 40분. 오른쪽 길을 따라 마장재로 올라간다. 단숨에 오르니 마장재. 1.8km 걸은 것 치고는 땀도 안난다. 정상까지 3.6km 표지판이 있다. 조금 내리막을 따라 가니 억새 밭. 사탕하나씩을 입에 물고 사진을 찍는다. 강태형이 아나로그 카메라로 찍고. 정호형이 디지탈 캠코드로 찍는다. 찍기는 찍는데 사진은 과연 받을 수 있을까. 정호형의 디지탈 사진이 홈페이지에 오르는 데 상당한 재가공 절차가 필요하단다. 요즘 바쁘다고 하는데. 그냥 찍는데 의의를 두자.

휴식 때 마다 감, 사과, 바나나까지 먹으니 배가 고플 여가가 없다. 정상까지 1.1km표지가 나타나는 곳에서 여러사람이 측량을 한다. 저까지가 무슨 1km가 넘는다 말이고. 양수형은 10분이면 가겠다 하고 종철형은 25분, 강태형은 15분이면 걸어 간다고 말해놓고 거의 뛰어 앞서 간다. 정호형은 와이래 빨리 가냐 면서 따라 간다. 가는 곳곳에 하늘이 보여 이곳이 정상 인가 착각할 만큼 울퉁 불퉁한 능선을 따라 간다. 드디어 15분 되는 시점에 정상 이라 여기고 발을 내디딘 강태형 걸음을 멈춘다. 이곳이 정상이라 우기고 싶지만 '와 계속 안가요'라고 재촉하는 정호형에게 '아 저기가. 이곳이 더 안 노프나?'라고 살짝 우겨보려다 계속간다. 시계 보는 것은 포기하고. 정상 바로 아래 한 클라이밍을 하고 오르니 비계산 정상. 쓰레기통을 연상 시키는 반짝이는 스텐표지만이 햇살에 번뜩인다. 결국 표지판 부터 25분 걸렸다. 종철형의 탁월한 감각.

점심을 꺼내 놓으면서 저마다 경탄을 한다. 먹어도 먹어도 남아서 결국 반찬 몇가지는 처리하든지 남겨간다. 하산길을 약간 찾다가 닭의 왼쪽 날개 부분까지 능선을 타다 휴게소로 꼬로 박는다. 휴게소 까지 2.*km 표지판이 있다. 다리가 상한다며(실제로는 쇼바가 내려 앉는다 어떻다라고 표현) 어떤 사람은 더 빨리 내려가고 어떤 이는 천천이 기다시피 내려오니 먼저내려온 사람이 10분 이상 사과 먹고 떠들고 하나 보니 맨 뒷 사람이 도착한다. 한 팀을 만들어 천천이 경사 없는 곳을 조금 내려가니 휴게소.

원래는 트럭에 차주 2명을 태우고 고견사 주차장에 가서 차를 가져오려 했는데 강태형이 '고마 트럭 짐칸에 타고 온천까지 가자'는 아이디어를 내어 놓는 바람에 다른 사람의 눈길을 받으면서 트럭 짐칸에 오른다. 사진까지 찍는다. 잡히면 상당한 액수의 범칙금 나올텐데. 시골길도 아니고 고속도로를 사람을 짐칸에 가득 싣고 달린다. 가조에서 좌회전(불법아님. 우리나라에서 고속 도로 좌회전이 되는 몇 안된는 곳)하여 백두산 천지 온천에 이른다.

2500원하는 제일 온천에 가려다 새 목욕탕 한번 와봤는데 목욕비가 글쎄 5000원. 경악하면서 다시 제일 온천으로 트럭으로 대원들을 날라야 하나 하고 있는데 4000원으로 깍아서 입욕한다. 열쇠를 받으니 내 번호가 77번. 무슨 운좋은 일이 생기려나 했는데 아무 일도 없다. 나중 추어탕집에서 하는 이야기가 종철형이 다이아 반지를 그것도 상당히 큰 것으로 탕속에서 주웠다고 한다. 잘만 주인 찾아 줬어도 추어탕 값은 충분이 받을 수 있었는데 그 반지를 카운터에 줬다 한다. 온갖 아쉬운 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추어탕 그릇이 비고 시골 막걸리에 기분이 좋아진다. 부산팀은 현풍휴게소에서 한번 만나기로 하고 나는 작별을 한다.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다이아 반지를 주인이 찾아 갔다면 정말 좋은 일이고, 결과가 어떻더라도 그런 선행을 하는 회원을 선배로 두고 있는 나는 운 좋은 놈이고. 트럭에 기름 2만원 넣어 거창에 갖다오고도 남는데도 길 값하라면서 남는 돈 또 주고, 술에 추어탕까지 정말 오늘 운이 좋았던게 아닌가. 정작 행운은 내게 있었던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