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0년 6월 4일
산행 참가자: 이영석 신양수 이정희 김치근 신종철 양경희 김규태 윤정미

새벽 5시 15분 승용차 2대로 명륜동 동부터미널에서 기백산으로 출발.
(5시 30분 고속도로 동 김해 진입로에서 규태 합류).
이른 아침이라 고속도로에는 차들이 씽씽 속도를 내며 달린다. 이런 속도라면 단숨에 도착할 것 같다.
6시 30분 남강휴게소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로 가락국수 한 그릇씩 먹고 7시에 다시 출발.
서진주 - 함양 - 88고속도로 - 거창 - 3, 24번 국도 - 기백산 주 계곡인 용추계곡에 도착(8시 20분).
주차장에서 용추사 방향으로 50m 정도 오르면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나타난다. 이 지점에서 산행시작.
오늘의 산행 코서는 기백산-금원산-용추계곡이다. 산행시간은 5시간 정도.
숲 속의 아침 등산은 언제나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한다.
등산로는 적당히 잘 나있다.
능선 길까지는 경사가 완만하고. 능선부터 정상까지는 경사가 급한 편이다.
차가 밀리는 것을 감안하여 오후 2시 이전에 출발한 지점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걸어야한다.
그러나 새벽에 약속 장소에 나오느라 잠을 설친 탓인지 대원들의 다리가 무거운 모양이다.
선두와 말미가 점점 멀어져 속도를 낼 수 없다. 20분 걷고 5분 휴식, 계획대로는 힘들겠지만 산행을 일찍 시작한 탓에 시간의 여유가 있어 부담은 없다.
능선을 지나 본격적으로 오르막 길, 대원들의 몸이 처음보다 풀렸는지 어려움 없이 잘 오른다.
정상까지는 10분 정도, 마지막 남은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일광욕 즐기든 뱀,우리를 발견, 깜짝 놀라 피하느라 우왕좌왕 한다. 그런데 이 놈의 뱀이 도망간다는 것이 자꾸 내 쪽으로 내려온다. 얼른 바위 위로 피하고 밑에서 올라오고 있는 대원 에게 조심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뱀은 사람을 보면 도망가지만 실수로 밟히면 문다고 한다. 드디어 기백산 정상에 도착, 안내도에 나와 있는 등산 시간 보다 1시간 빨리 도착했다. 해발 1331m, 부산 근교에서 제일 높은 가지산 보다 무려 100m 이상 높은 산이다.
그러나 지리산 주 봉과도 견줄만한 높이지만 고도 감은 별로 없다. 주위의 높은 산( 지리산, 가야산 등 이름 모르는 높은 산들) 때문인 것 같다.
또한 해발 1000m 가 넘는 산에서 느낄 수 있는 산세의 웅장함이나, 변화 무상한 고산지대의 날씨에서 살아남은 끈질긴 생명력을 볼 수 있는 나무들의 모습도 별로 안 보이는 것 같다.
해박한 양수형의 이론에 따르면, 최근 기온 상승(라니냐 현상)으로 고산지대의 식물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옛날의 고산지대의 분위기와는 다소 달라졌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산 정상의 나무와 풀들이 옛날하고는 많이 다른 것 같다.
기백산 정상에서 금원산 까지는 1시간 30분 거리, 그러나 육안으로는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어 어림잡아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시간 여유가 있어 계획대로 금원산을 올라 용추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하고 금원산을 향해 출발.
금원산으로 이어진 능선에는 손맛을 볼 수 있는 암 능이 곳곳에 있어 능선의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오래간만에 바위를 본 영석이 형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좋은 길 마다하고 옛날에 주름잡든 실력으로 한 바위하고, 뒤에 따라오는 윤정미 회원 코치까지 하면서 기분을 낸다.
암 능이 섞인 능선을 지나 중간 지점인 안부에 도착, 보기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출발하려고 하니, 초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대원들의 발길을 놓아주지 않는 것 같다. 금원산 까지 40분 정도 오르막길. "점심시간" "하산시간"을 계산해보니 오후 3시 넘어 부산으로 출발이 가능할 것 같다. 늦게 가면 차가 밀린다는 대원들의 의견 따라 계곡으로 하산.
계곡은 깊으나 한참을 내려와도 수량이 늘지를 않는다. 한 탕 할만한 소도 안 보인다. 계속되는 가뭄 때문인 것 같다.
다이빙은 포기하고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적당한 장소를 물색 중, 전망이 좋은 폭포 발견, 폭포 위 큰 바위 위에서 점심식사.
이정희 선배님이 손수 준비해온 반찬은 언제 보아도 정성이 가득하다. 일부 회원은 이 회원 이 참가하는 산행에는 밥만 준비해와도 된다고 하는데, 회장님이 참가하는 산행 때는 꼭 반찬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식사 후 맛있는 낮잠시간, 바위 위 나무 그늘에 누워, 파란 하늘에 흰 물감을 뿌려 놓은 것 같은 구름을 보며 잠시 잠을 청했는데, 계곡 물소리, 간간이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모두 깊은 잠에 빠졌는지 깨어보니 무려 40분이나 지나버렸다. 모 대원의 코고는 소리가 아니었으면 몇 시간이 지나도 모를 너무나 달콤한 잠이었다.
급하게 짐을 챙기고 하산준비…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이야기 하다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모두 나서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차 열쇠가 안 보인다.
영석이 형 말로는,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아까 한 바위 하다가 바위 사이에 몸이 낄 때 흘린 것 같다고 한다. 다시 돌아가는데 2시간 내려오는데 1시간, 열쇠를 찾을 확률도 낮아 돌아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사람 빼고 전 대원의 생각), 혹시나 차에 열쇠가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하산.
2시 30분 주차장에 도착, 슈퍼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차 문을 열고 혹시나 있을지 모를 차 키를 찾았으나 결과는 우려한 대로 없었다.
영석이 형과 규태가 시동을 걸기 위해 차를 분해하는 동안 나머지 대원은 아스팔트 위에 신문지를 깔고 맥가이버 저럼 시동을 걸 것을 기대하며 막걸리 한잔.
그러나 불행히도 규태의 이마에 땀방울만 맺힐 뿐 멈추어 있는 엔진을 살리지는못했다.
영석이 형도 크레인 엔진만 전공이라 그런지 차 엔진에는 자신이 없는 것 같다.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고 열쇠 집에 긴급 SOS, 다행히 휴일에도 일하는 열쇠 집과 연결되어, 거금 5만원을 주고 열쇠를 만드는데 성공.
5시 30분 출발. 9시 10분 부산 도착, 푸짐하게 저녁 먹고 해산.

ps- 간만에 산행에 참가한 영석이 형 기름 많이 먹는 중형차 운전한다고 고생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녁도 잘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