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산행

가을을 좋아하는 정호의 부름에 한 둘 모이다 보니 대원이 8명이나 되었다.
부회장 총무 재무가 모였으니 공식 산행이라 해도 무방할듯.
7시 명륜동 출발, 산행 코스는 통도골 - 시살등- 염수봉.
11년간 무사고로 전국의 산을 누비며 봉사한 애마 세피아는 집에 두고,
오늘 뉴스포티지를 몰고 왔다.
아파트 한 구석에 세워두고 지나칠 때의 미안한 마음은 나 혼자 만의
생각일까?

7시 20분 명륜동 전철역 출발.
신불산 공원묘지를 지나 고갯마루를 가볍게 넘었다.
배내골은 요즘 개발이 한참이다. 벼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잘 정리된 시멘트 길과 택지분양 팻말이 대신하고 있다.
못질 소리를 뒤로하고 통도골로 진입, 아침 이슬에 바지가 흠뻑 젖는다.
시골 촌놈은 아는지 맨 뒤에 따라온다..
인터넷 덕분인지 다른 팀도 몇몇 보인다. 그래도 저번 산행에 비하랴.
20분쯤 오르니 영화 달마야 놀자의 촬영장소 팻말이 나타난다.
물에서 오래 버티기 시합에 나오는 배경이다. 탕 규모가 생각보다 작은 것 같다. 불혹을 넘기고도 음주가무로 체력을 다지던 ☐☐가 요즘 많이 달라졌다.
땅만 보며 걷던 최근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감이 넘치는 옛날의 한참 시절로 되돌아 간 것 같다.
마라토너가 된 이후 담배도 끊고(술은 끊고 있는 중), 매주 10km 이상을
뛰고 있다고 한다.
시살등에서 점심 먹고 오룡산을 넘어 이름모를 재에 도착.
개발의 바람이 여기까지 불어 온 건지 자가용 한대가 서있다.
이런 곳까지 임도가 필요한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여기서 직진하면 염수봉, 우측으로 가면 통도골, 계획대로 하자는 하대원의 뜻에 따라 직진. 오르막길을 10분 쯤 오르니 염수봉 정상, 정상이라는 표시도 없고 표식기만 잔뜩 붙어있다. 여기서 우측으로 하산.
염수봉이 원래 민민한 봉우리라는 말은 익히 들었어도 이렇게 특징이 없을까. 후에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니 거기가 정상이 아니고, 정상이라 생각한 그곳에서 좌측으로 2시간 가량 더 가야 염수봉으로 갈수 있다.
3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독도한 결과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말았으니 산을 얕본 결과가 아닐까.
길을 잘못 들었으니 하산 길도 헷갈린다. 방향으로는 오른쪽이 하산길인데, 눈 좋은 양수형 왼쪽에 우리차가 보인다고 하니 할말을 잊었다.
우여곡절 끝에 처음 출발한 곳에 도착, 원을 한 바뀌 그리며 돌아온 셈이다.
부산에 와서 간단하게(?) 회식하고 해산.

참가대원: 신양수 이정희 김치근 이영주 박만교 신종철 양경희 하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