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산 : 간월산(1081)
일 시 : 1999.12.05 날씨 흐림
대 장 : 이충한
작성자 : 김지성
대 원 : 이희태, 차동주, 김치근, 신종철, 박만교, 강양훈, 하정호,
민영도, 윤정미, 김지성


"속세를 계곡물에 흘러 보내고..... .... ."


이번 주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산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울산에 계신 선배님들께 연락을 드리니 이희태 선배님이 가신다고 한다. 종철이 형님과 작천정 입구에서 8:10에 만나기로 한 터라, 눈이 금새라도 내릴 듯 한 아침 공기를 가르고 달리니 마음이 상쾌해져 온다.


8:20 부산 팀과 합류하여 차가 갈 수 있는 산자락 바로 밑까지 갔다
산행시작. 몇 달만의 산행다운 산행이라 조금 설레인다.
한창을 계곡을 따라 오르니 왠 휴대폰, 산에서는 될 수 있으면 끄고 다니려고 노력하는데 깜박한 모양이다. "누가 나의 명상시간을 방해하는가" 하고 받아보니 종철이 형이다. 소주 사러 가셨다가 뒤쳐져 다른 길로 가고 있다고 하신다. 역시 이 길이 너무 단조롭다고 왼쪽능선을 보시며 잡목을 치는 것도 재미있다고 하시더니,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신다.


홍류폭 밑에서 잠시 기다렸다 종철이 형 합류.
계곡 오른쪽으로 조금씩 붙어서 오른쪽능선에 붙기 시작한다.
"산은 계곡을 끼고 계곡에는 물이 아래로 흐른다. 그리고 우리는 그 물을 거슬러 오르며 속세를 흘려 보내고, 드디어 정상에 오르면 자칭 신선의 무아지경에 빠진다."
번뇌를 묻고 산에 오르는 산쟁이의 개똥철학이 계곡을 만나면서 떠오른다.


8부 능선쯤 도달했을까 후세들이 고생해서 지고 올라 왔음직한 곳에 무덤이 있다. 모두들 역사지식을 동원해 비문을 해석하고, 갑논을박 휴식이 즐겁기만 하다. 결론은 만교형의 백정의 묘(?) (참고로 역사전공 윤정미 선배는 No comment, 역시 프로다. 돈이 개입되지 않으면 지식은 팔지 않다니? 대단하다.) 10:30경에 간월재에 도착한다. 가스와 바람이 더욱 대단한 것은 사륜 구동차 세대와 그 옆에서 트럭으로 오뎅 장사하시는 아줌마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다는 데서 이런 임도도 의미가 있겠지만, 정말 위에 있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자리에 앉아 있는지 모르겠다. 계곡 물에 버린 속세의 번뇌가 2배로 몰려오는 기분이다.
종철이 형의 오뎅 1개씩이란 말에 숨어서 2개를 먹으니 그 맛 또한 기가 막힌다.


바람을 피하기 위해 윈드자켓을 꺼내 입고, 정상에 오르니 11:20쯤 여기서 또 한 번 간월산의 유래에 대해 갑론을박. 답파식을 마치고, 북쪽능선(능동산 가는 능선의 오른쪽)으로 내려온다.
12:00경 하산 할 능선 바로 위에서 중식을 한다.
다양한 반찬, 종철이 형이 힘들게 사오신 2,000원 짜리 소주가 오가고 역시 먹는 재미가 그만이다.


하산 완료시간은 12:50경이다.
하산 후 부산 철마로 이동. 간단한 뒷풀이(?)를 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참. 차동주 선배님 형수님께 드릴말씀이 있는데, 선배님께서는 저희들과 함께 간월산 산행에 참석 하셨다는 것을 꼭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가슴 속 깊이 파고드는 산 내음을 떠올리며 산행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김지성

말 없이
산에 오른다.


속세의 번뇌
계곡물에 흘려 보내니


산이 내가 되고
내가 산이 된다.


신선은
오뎅 장사 트럭에 깨어나고
무심한 세상이 가로 막아선다


그래도 산이 좋아
산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