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열하루째 ~ 마지막날
아침 일찍 일어나 그 대구사람의 가이드의 도움으로 포카라를 이곳 저곳 둘러보았다. 아침에 가이드 해주겠다고 한 것을 순전히 우정으로 받아 들였는데 나주에 헤어질 때 그냥 바이 했더니 순간 안색이 안 좋은 것 같았다. 팁을 100루피라도 줄 것을… 치트완이고 카트만두 유명한 곳이고 간에 여러 현지 가이드 들이 있다. 박타푸르 같은 넓은 곳은 좁은 골목에 들어가면 길 찾기도 힘드니 짧은 시간에 잘 둘러보려면 가이드를 쓰는 것도 좋다.
또한 패키지로 묵는 로지라도 학생 같은 종업원한테 가방 처음 날라 줄 때 1불 정도만 미리 줘 놓으면 이틀 묵는 내내 편하다. 락시구해 달라니깐 자기 집에것을 저렴한 값에 갖다 준다. 맛도 좋았다. 일몰 구경할 때도 잘 데리고 다녀 주며 자전거도 그냥 빌려주고 아무튼 돈 몇푼의 힘이 대단하다.

날씨가 좋아 6시 정도인데도 마차푸차레가 선명하게 보였다. 페와딸이라는 사진에서 보던 멋진 호수를 기대하고 가본 곳은 그렇게 넓지도 않고 물도 안 깨끗하고 전망대 같은 곳에 올라가 보니 온통 분변들로 가득했다. 배 타고 놀 생각은 별로 들지 않을 것이므로 계획에 넣지 마시길.


송아지와 소가 어슬렁거리는 찻길을 지나 숙소로 와서 옥상으로 아침을 시켰다. 맛있게 토스트와 밀크티를 만들어 주었는데 120루피로 저렴했다. 옥상에 타이완에서 온 사람 몇이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정말 좋은 날씨에 좋은 전망이다. 이 집은 5층이나 되니 그 동네에서도 특히 전망이 좋을 듯 했다.

7시 30분 버스를 타고 5시간 정도 걸려 치트완에 도착하여 자전거를 타고 이리저리 둘러도 보고 나중에는 15세 학생 종업원의 안내로 일몰 구경도 잘하고 저녁도 맛있게 먹었다.

다음날은 아침부터 코끼리 등에 얹혀 정글을 돌아 보았고 오후에는 카누를 타고 조용한 강을 떠내려와 보았다. 악어 콧잔등을 지척에서 지나가고 코뿔소 궁둥이를 지척에서 보았다.  특별한 재미라는 것은 없지만 조용하고 큰 숲을 거니는 것이 일상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한번은 가 볼 만한 곳이다.

다음날 아침에 버스를 타고 카트만두로 향했다. 버스여행이 좀 지겹고 힘들다. 카트만두 시내에 다와서는 완전히 막힌다. 1시간 여 기다린 끝에 그냥 카고백은 짊어지고 작은 배낭은 앞배낭을 하여 걷는다. 원래 아침에 치트완 숙소에서 타멜의 한 숙소를 예약해 두었으나 전화하기도 힘들고 하여 택시를 잡아타고 티벳게스트하우스로 갔다.

        아침을 대충먹고 네팔짱에 그린라인 버스티켓 환불받으러 갔다가 무성의함에 좀 시달리다가 메니저 같은 애 한테 한마디 하고는 시내 관광 알아 보는데 마침 한국팀 5명이 봉고 프레지오 빌려서 박타푸르하고 간다기에 끼었다. 시원찮은 영어로 가이드의 설명을 통역하여 주고 했더니 고마워하면서 점심값도 안받으려고 했다. 차 얻어 탄 것 만 해도 고마운데. 오후에는 카트만두에서 제법 높다는 나갈콧(2200m정도)에 올라 일몰을 보았다. 왼쪽 다울라기리부터 오른쪽 에베레스트까지 다 보였다. 카트만두에 하루 묵는 다면 이곳에 공기 나쁜 시내 빠져나와 이곳에 올라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또한 그곳에 있는 한 호텔이 아주 괜찮고 전망이 좋은데 하루 묵는데 조식포함 두명에 65불이라고 한다. 카트만두에서 2틀이상 묵을 것 같으면 이곳에 하루 묵으시길.

그 호텔 식당안에 네팔 친선 기념기가 걸렸고 한국 대표로 이인정(아마도 대산련 회장과 동일인일듯)이름이 적혀있었다.

시내로 돌아오는데 또 길이 많이 막혔다. 네팔짱으로 와서 저녁을 잘 얻어 먹었다. 삼겹살에 진로소주에. 내 몫을 내려고하니 한사코 말린다. 시원찮은 통역역으로 저녁까지 한국식으로 잘먹었다.


다음날 한국행 비행기가 오후3시반이라서 오전에 파슈파티 나트에 가기로 하고 일찍나섰다. 택시비 150루피에 15분 가량 가니 그곳이란다. 정문가는 길을 묻느라고 한 청년에게 물으니 자신도 그곳에 간다며 같이 가잔다. 이곳은 힌두교 사원이 있는 곳으로 외래인은 들어가지 못한다. 이 청년이 그것을 모르는지 나보고 신발 벗고 어쩌고 하라고 하는 것을 머뭇거리다가 관리인에게 외부인인것을 들켜 못들어 가게 된다. 이 청년도 기도하기를 포기하고 날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집이 가까워서 오후에 또 오면 된다나. 아침 일찍이라 작은 강가에 고운 천으로 덮인 시신이 몇 구 놓여있고 산 사람은 장작을 쟁이고 있다. 누런 비누 같은 것을 나무에 바르길래 나중에 물으니 버터라고 한다. 나무만 가지고 그렇게 젖은 시신이 잘 탈리가 없고 해서 기름을 붓느냐니깐 버터를 쓴다고 한다. 뒤쪽으로 높은 곳으로 올라가니 데이트하는 젊은이도 있고 사색하는 사람도 있다. 화장장을 혐오시설이라 하여 결사반대하고 땅값하락이니 교육환경 파괴니 하는 우리사람들이 가서 좀 보고 생각해볼 일이다. 이상하게 그곳에 들어서니 이질감이 들지도 않고 시신이 타는 연기가 그냥 시골 집에서 밥 짓는 연기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뒤쪽으로 올라서면 여러 오래된 사원이 나오고 원숭이들도 수천마리 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두시간 여 돌아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몇가지 기념품 챙기고 공항으로 향했다. 안내해준 청년은 19세(보기에는 25세)라는데 의대입학 준비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훌륭한 의사가 되라는 한마디와 함께 300루피를 건네니 한사코 안받으려고 한다. 니는 학생이고 나는 돈버는 아저씨(사실 백수지만) 니깐 받아서 오후에 참배하러 갈 때 꽃이라도 사가라고 하니 받았다.

그리고 택시로 타멜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