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계획은 옹강산을 분기점으로 "ㄷ"자 형태로 꺽이는 원점회귀 능선환상종주 코스이다. 
09:15 오진리 복지회관에 도착하니 거창에서 출발한 김흥국 회원이 먼저 와 있다.
09:25 복지회관 뒤쪽 표식기가 많이 달려있는 가파른 능선으로 산행 시작.
일단 능선에 오르니 짙은 녹음과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고 모처럼 만난 회원들의 즐거운 담소, 가벼운 농담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폐속 깊숙히 휘톤치트가 풍부히 함유된 신선한 공기를 양껏 들이 마시니 눈이 번쩍, 뇌속이 환해지는 느낌이다. 더구나 이곳은 우리 말고는 인적을 찾아 볼 수가 없어서 호젓하고 여유로와서 좋았다.
옹강산 정상까지 서서히 고도를 높이면서 적당한 경사에 점점 숨이 차고 심장에 제법 부하가 걸릴듯 할 즈음에 정상 도착 12:00

정상 바로 밑에 자리를 펴고 각자 준비한 도시락을 꺼냈다. 창규형님이 무겁게 지고오신 시원한 맥주와 더불어 맛있는 점심식사를 마치니 다시 힘이 솟는다.  식사도중 젊은 남녀 한쌍이 처음으로 지나갔는데, 우리도 그들이 지나간 방향으로 아무 생각없이 출발. 12:45분

그런데 적당히 내려 가다 다음 능선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근 20분 정도 하염없이 내려박는다. 중간에 종철형이 예의 민감한 감각으로 빽!을 외쳤으나 무시하고 계속 간다. 안부에 도착하니 아뿔사! 길을 잘못 들었다. 삼계리재이다! 종철형 말을 들었어야 했나보다. 실상은 정상에서 온길로 되돌아 나와 우측으로 빠지는 길을 찾아 능선 길로 들어가야 하는데, 문복산 방향으로 와 버린 것이다. 힘이 남아 도는 이창규, 신종철 회원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다시 백코스할 생각이 없다. 이미 포만감으로 젖어든 몸은 1시간 정도 심한 경사길을 다시 오르길 원치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문복산 방향으로 가는 계획은 더 무리다. 인생이 원래 그렇지 않은가? 계획대로 되는 일이 어디 있으며 목표대로 이루어 지는 정확하고 무결한 완성이 어디 있는가? 생존과 다수의 이익을 위해 아쉽지만 차선을 택해야 하는 것이고 좀 모자란듯 할때 적당히 그만둬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좀 위로가 되고 합리화가 된다. 그래서 '생존과 다수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아쉬움을 뒤로하고 수리덤계곡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1시간도 채 안내려 왔는데 휴양림이 나타나고, 알고보니 작년 하계가족산행 왔던 곳이다. 14:30분 산행 종료. 다 못쓰고 남은 힘은 운문사 입구 시원한 그늘집에서 찌짐과 막걸리로 양껏 풀어내고 16:00경 거창으로 가는 흥국이 내외와 작별하고 부산으로 향했다.


참가회원: 이창규 강양훈 하정호 김흥국 장명숙 여만구 양경희 신종철(8명) 


옹강산.jpg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상에서 되돌아 나와 급경사 전망점으로 방향을 잡아야 했으나, 삼계리 서담골봉쪽으로 와 버렸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