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암 1년은 금방이다.
12월에 접어들자 ,하루가 멀다하고 이 모임 저 모임에서 술자리의 연속이다.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닌데, 우리 송년회 모임 전화 연락이 늦어 버렸다.
목요일쯤 했어야 했는데 어쩌다 보니 당일 아침에야 하게 되었다.
김정실, 이희태, 성경직, 김태원, 신수정 형님들, 이창규, 김강태, 하정호,김흥국 후배들
늘 오시던 분들이 전화가 늦어서 못 오신 것만  같아서 지금도 송구한 마음이다.

그러나 김규태 총무의 노력으로 후배들이 많이 나와 주었다.
예전에 내가 처음 OB 산악회에 나왔을 때, 김정실 선배님이 반가이 맞아 주시던 심정을
오늘에사 내가 느끼는 것 같다.
후배들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고 고마웠고, 어려운 전쟁을 치르고 있을 때
지원군 소식을 들은 것 처럼 가슴이 벅찼고 다시금 전의가 끓어 올랐다.
또한 2세를 낳아 DNA를 후대에 이어가고자 하는 것이 모든 생명있는 것들의 본능이라는데
그것처럼 오늘 내 기쁨은, 산을 좋아했고, 산을 좋아하면서 고락을 같이 했던 선후배들의
모임인 우리 산악회의 후배들, 그 후배들이 자식들도 이어 받지 못한 우리 DNA를 길이
후대에 전해줄 것이란 믿음 때문이리라.

옆좌석에선 돌 잔치에 칠순잔치까지 사회자 마이크 소리가 소란스러웠다.
내년에는 장소 선정에 주의를 해야 겠다.
최순일 선배님께서 20만원, 직전 회장님께서 꼬냑 2병을 협찬 해 주셨다.
적당하게 술과 음식을 먹은 다음 회장님 주관으로 간단하게 회의를 하였다.
여러 선배님들의 인사말이 있었는데, 그 중 임송봉 선배님의 인사말이 인상 적이었다.
내년 OB산악회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는 꼭 60선배님들과도 함께 했으면,
또 노진식, 조해래, 김중환 등 그 동안 여러사정으로 산악회에 참가하지 못했던
모든 후배들과도 꼭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말씀하셨다.
나는 임송봉선배님의 심정을 좀 알것 같다.
왜냐면 6~7년 전부터 고등학교 동기 산악회를 만들어 지금 까지 꾸려 가고 있는 경험에서
무슨 모임이든 최초의 발기인들의 모임에 대한 마음은 좀 다르다는 것을 느껴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임선배님의 말씀이나 행동을 보면 나는 혼자서 재해석을 하곤 한다.

9:30분이 다 되어 주인의 간곡한 부탁으로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쁘신 선후배님들은 먼저 가시고 나머지 23명은 가까운 호프집으로 이동을 하여 12시까지
2차 모임을 가졌다.
역시 술이 한잔 들어간 뒤, 가까이 앉아 서로 얘기를 나누면 없던 정이 새로 생긴다.
자주 만나지 않아, 조금은 서먹 하던 낯들이 헤어질 때 쯤은 많이 낯이 익어 보인다.
바깥으로 나오자 중앙동 골목으로는 차가운 바다 바람이 제 세상인 양 날뛰고 있었다.
그러나 따뜻해진 우리들의 마음을 그들이 어쩌진 못했다.
우리들은 따뜻한 눈웃음으로 작별을 했다.

무엇보다 새로이 산행에 참가하고 있는 유완식, 이기석 형님들이 나와 주셨고,
서울에서 이창호, 충남 아산에서 박성배 부부, 그리고 구미 울산 양산에서 후배들이,
또한 여러 형수님들과 제수씨들까지 천리를 멀다 않고 시간을 내어 참석해 주신데 대해
이 글을 통해 다신 한번 감사하다는 뜻을 표합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선배님과후배들을 좀 더 조용하고 멋진 장소에서 모시리라 다짐을 하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