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면서...

이렇게 짧지만 길게 느껴졌던 15일간의 트래킹, 여행을 마치고 살던 곳으로 돌아왔다.
92년 초오유 정찰과 아일랜트피크 등반목적으로 쿰부히말 갔다와서 꼭 다시 가보고 싶었던 곳.
15년 넘어서 가게 되었고 물가도 사람도 공기도 많이 바뀐 것 같지만 변하지 않는 큰 산 히말라야는 그곳에 우뚝 서 있었다.

우리 회에서 히말라야 원정을 기획하게 된다면
등반성이 있는 피크를 끼고 있는 트래킹 코스를 대상으로 하고 보름 일정과 3주 내지 한달 일정을 잡는다면 참여도와 등반성의 두가지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보름 일정으로는 피크 등반을 해내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5000m까지는 고소 적응에만 열흘 이상은 잡아야 할 것이고 6000m급 피크를 오르려면 날짜를 더 잡아야 무리를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보름 일정 밖에 낼 수 없는 회원은 트래킹 모드로 일정을 잡고 3주 정도 되는 사람은 피크 등정에 도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재원마련과 등반능력을 갖춘 대원의 참가가 해외등반의 중요한 두 가지 요소입니다. 경비는 개인적으로 트래킹을 갈 때 필요한 정도는 모든 참가 회원이 부담하여야 할 것이고 등반 대원은 충분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 회에 이미 해외 거벽등반과 거봉 등반에 경험이 있는 회원이 몇 분 있으므로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기량이 있고 원하는 재학생이 있다면 참가 시키는 것이 대의 역동성을 높이고 등정 성공 가능성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캠핑 장비를 임대하던지 가지고 가고, 식량은 일부는 가지고 가고 일부는 원료를 현지에서 구입하여 캬라반(쉽게 말해 트래킹)중이나 베이스캠프에서 해 먹는다면 체제비를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캠핑을 한다면 일인당 하루 만원 정도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각 마을에 한 두 로지는 큰 캠핑 그라운드를 가지고 있어 빌려주고 부엌도 빌려줍니다.
쿡이니 키친보이니 하는 사람 고용할 필요 없이 필요한 최소 인원의 포타와 등반 가이드 1명만 고용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 해 먹을 수 있고 원하는 회원은 로지를 이용해도 될 것 입니다. 도중에 만난 어떤 외국 등반대는 포타도 셀파도 없이 100리터는 되어 보이는 배낭을 직접 매고 올라가더군요. 캠핑을 하고 밥을 해먹을 경우 일인당 하루 체제비 1만원이면 됩니다. 체제비와 입산료는 개별 부담시키고 OB회에서 재원을 모아 재학생의 비행기 삯 정도를 지원한다면 몇 명을 참여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 수 년 전 중요 모임에서 원정가면 500만원 내시겠다고 한 회원님도 계십니다. ㅎㅎ)

12월이나 1월등 겨울 동안 날씨 좋은 시기를 잡고 등반성이 충분한 피크이면서 트래킹 코스를 끼고 있는 곳을 잘 고르면 참여하는 회원 모두의 등반 목적을 만족 시키면서 그냥 누구나 하는 트래킹이 아닌 값어치 있는 회의 원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혼자가서 그냥 둘러만보고 왔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도 오르시는 베이스캠프까지만 갔다 오기에는 아쉬움이 많았고 만약 저처럼 간다면 분명 그런 아쉬움을 가지고 돌아올 것입니다.

우리 산악회의 창립 40주년 총 1000차 산행기념으로 너무 무거운 해외 원정이 아닌 많은 회원이 참여할 수 있는 원정등반을 내년 겨울 정도에 기획해 보는 것은 어떨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내년 이때부터 시간이 있으며 가족과 함께 그곳에 또 갈 것 같은데 베이스캠프나 높은 고개만 하나 넘고 오기에는 아쉬울 것 같습니다. 그곳에 가려고 벼르는 회원님들 많이 계시고 어차피 여름에는 몬순이라 가기 힘들 것이므로 내년 겨울을 목표로 하여 좀 절약하고 몸도 만들고 하여 한번 가 봅시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나지막할 지 모르는 봉우리지만 어느 만년설 덮인 그곳에 우리 회의 깃발 한번 꽂아봅시다.